테슬라/사진=한경DB
테슬라/사진=한경DB
테슬라가 연일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600달러선 아래까지 추락했다. 전기차 시장 내 점유율 하락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올해 기존 완성차에서도 전기차 출시가 대폭 늘어나는 만큼, 배터리 관련 업체엔 호재라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전날보다 34.95달러(5.85%) 하락한 5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전고점(1월26일 833달러) 기준 35%나 급락하면서 시가총액도 2440억 달러나 증발했다.

증권가에선 테슬라의 주가 하락이 배터리 관련주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전기차 시장의 위축이 아니라 시장 내 점유율 하락이 주 원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점유율은 69%로 전년 동월(81%) 대비 12%포인트나 빠졌다.

이는 포드의 전기 SUV 모델 '머스탱 마하-E'의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테슬라 점유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다른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입지는 녹록지 않다. 작년엔 르노 '조에'에 유럽 내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중국에서도 현지 합작기업인 상하이GM우링의 '훙광 미니'에 판매 1위 자리를 뺏겼다.

포브스는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23%에 달했던 테슬라의 점유율은 2040년 8%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GM 등 기존 완성차업체들의 신규 전기차 모델 판매가 올해부터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최근 현대차 유럽법인은 아이오닉5에 대해 3000대 한정으로 사전 계약을 받은 결과, 1만명 이상이 신청했다. 차량에 대한 문의도 23만여건에 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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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올해 전기차 신차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업체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북미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175만대에서 올해 235만대로 3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의 배터리업체에 주로 의존하는 비테슬라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배터리업체에겐 제2의 성장기 진입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순수 전기차 배터리관련주이면서 다른 사업을 같이 영위하는 업체들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재 전기차 등 그린산업 관련주들의 주가는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지난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던 업종에 투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한병화 연구원은 △솔루스첨단소재DI동일후성을 추천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의 유일한 배터리 전지박업체로 알려졌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5세대(5G)용 동박산업의 고성장과 업황 회복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DI동일은 국내 최대 배터리용 알루미늄 박 업체로, 코로나19 정상화로 패션과 방직부문의 이익 턴어라운드(개선)가 추가 성장 모멘텀(주가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후성은 반도체용 특수가스와 중국의 전기차 판매 급증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