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포스코 외에 한화·효성 등도 수소경제 주도
정유사도 수소 사업 진출로 활로 모색…"수소 동맹 확대될 것"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따른 수소경제 육성 방안과 맞물려 수소 관련 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 등 굴지의 대기업이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설립을 추진하는가 하면, 중견·중소기업들도 앞다퉈 수소 생산과 유통·저장, 활용 사업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미래 먹거리 수소사업 잡아라"…산업계 전방위 투자 확대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독일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JV) 투자 계약을 맺었다.

이번에 설립하는 합작법인은 액화수소 판매법인인 효성하이드로젠㈜과 생산법인인 린데하이드로젠㈜로, 오는 2023년 초까지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연산 1만3천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의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은 40% 수준으로, 이번 액화수소 공장이 완공되면 전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어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탄소섬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설비구축과 연구개발에 모두 1조원을 투자해 10개 생산라인에서 연산 2만4천t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효성이 독자 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탄소섬유는 강철과 비교해 무게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해 물성이 좋고 경량화에 유리하다.

탄소섬유는 수소 충전소와 수소 자동차·수소 이동수단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반드시 필요한 수소경제의 핵심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水電解)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석유, 천연가스 등으로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와 달리 '그린 수소'는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수전해해 생산한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하반기부터 상업 운전을 목표로 총 300억원을 투자해 강원도·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그린수소 생산단지를 추진한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고압 탱크업체 시마론의 지분도 100% 인수해 수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또 수전해 분야의 석학인 정훈택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박사를 수소연구센터장으로 영입하고, 세계 최초 음이온 교환막(AEM) 방식의 차세대 수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해외에서 큐셀 부문이 태양광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케미칼 부문이 수전해로 그린 수소를 생산하면 첨단소재 부문이 개발한 저장탱크에 수소를 보관하는 사업모델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 수소사업 잡아라"…산업계 전방위 투자 확대
한화그룹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한화에너지는 두산퓨얼셀,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세계 최초의 부생수소 발전소 가동에 들어갔다.

이 발전소에서는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연간 40M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부담을 안고 있는 정유사들도 최근 수소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에쓰오일(S-OIL)은 최근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FCI, Fuel Cell Innovations)와 82억원의 투자계약을 맺고 수소사업을 진출을 선언했다.

한국·사우디아라비아 합작기업인 FCI는 40여 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한 연료전지 전문 기업으로, 최근 그린수소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 회사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수소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에쓰오일과 함께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등 정유사들은 수소 충전소 설립을 통해 수소경제에 동참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소 사업은 자동차, 화학, 철강, 에너지, 섬유 등 다양한 업종에서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앞으로 기업 간 수소 동맹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