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집단발병 사례서 변이 감염자 9명 추가…선제검사서 확인
방역당국 "아직 우세종은 아니지만 지역사회 내 확산 가능성 여전"
전문가들 "지금이 변이 막을 마지막 기회…입국자 전수검사 해야"
변이 바이러스 '4차유행' 단초되나…누적 182명중 44명 국내감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례에서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와 당국에 비상에 걸렸다.

그간 국내에서도 변이 감염자가 꾸준히 확인됐지만, 상당수는 해외유입된 사례였다.

더욱이 국내 여러 개의 집단발병 사례에서 변이 감염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잡기 전에 차단 대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백신 접종을 차질없이 진행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내 집단발병 사례 5곳서 변이 감염자 9명 새로 확인…누적 182명중 44명은 국내감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8일 "이달 4일 이후 국내 지역발생 및 해외유입 확진 사례 248건을 분석한 결과 20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규 변이 감염자 20명 가운데 11명은 해외유입, 9명은 국내감염 사례다.

국적은 내국인이 16명, 외국인이 4명이다.

이중 국내 감염자 9명은 모두 내국인으로 ▲ 경기 광주시 식품회사 ▲ 경기 김포시 일가족 ▲ 부산 북구 장례식장 및 울산 골프연습장 ▲ 인천 서구 무역회사 ▲ 경기 여주시 제조업체 등 5개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들이다.

이들은 방역당국이 지역사회에 대한 선제적 감시 과정에서 확인된 사람들로, 향후의 추적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변이 감염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날 추가로 확인된 20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감염자는 총 182명이다.

이 가운데 국내감염 사례는 전체의 24.2%인 44명(영국 변이 40명,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4명)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3월 말 4월 초 '4차 유행'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주요 변수의 하나로 변이 바이러스를 꼽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조업장·다중이용시설 집단감염, 3월 개학 및 봄맞이 여행·모임과 더불어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을 주된 위험 요소로 소개했다.

정 본부장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지역사회 감염 사례 중에서도 변이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확산할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외유입과 관련이 없는 국내 자체 발생 사례도 면밀하게 분석하고 감염경로를 조사할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해지기 전에 현재 진행 중인 백신 접종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완료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앞서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은 유행이 줄어들지도, 다시 확산하지도 않는 정체 상황"이라며 "봄철 이동량 증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피로도 증가, 백신 접종 시작으로 인한 방역 긴장도 완화,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변이 바이러스 '4차유행' 단초되나…누적 182명중 44명 국내감염
◇ 전문가들 "지금이 변이 바이러스 막을 마지막 기회", "변이 검사 대폭 확대해야"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해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국내 확진자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제한적"이라며 "지금이 외국에서 들어오는 변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입국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웬만하면 입국이 어려울 정도로 조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국에서 입국한 경우는 모두 변이 바이러스 전수검사를 한다거나 계속 감시망을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당연히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이 초기 단계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해외에서 들어온 외국인 등이 변이 바이러스를 전파하면 다중이용시설이나 활동이 왕성한 젊은 층을 통해 감염이 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외입국 차단이지만, 그게 어려운 만큼 해외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 변이 검사를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입국자 본인도 자가격리 등의 지침을 어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