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육(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과 가공육(소시지, 베이컨 등)의 잦은 섭취는 전에는 지적되지 않았던 광범위한 질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인구 보건학과의 케렌 파피어 박사 연구팀이 2006~2010년 중년 성인 47만4천985명을 대상으로 시작돼 2017년까지 진행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육류 섭취 빈도를 기준으로 4그룹(주 0~1회, 주 2회, 주 3~4회, 주 5회 이상)으로 나누고 이들의 병원 입원 기록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 비 가공육과 가공육 섭취량 합계가 높을수록 허혈성 심장질환, 폐렴, 게실 질환(diverticular disease), 대장 폴립(용종), 당뇨병 위험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적색육과 가공육의 하루 섭취량이 70g 이상이면 허혈성 심혈관질환 위험이 15%, 당뇨병 위험이 30% 높았다.

▲ 닭고기 섭취량이 많으면 위-식도 역류 질환, 위염, 십이지장염, 게실 질환, 담낭 질환, 당뇨병 위험이 높았다.

닭고기의 매일 섭취량이 30g 이상이면 위-식도 역류 질환 위험이 17%, 당뇨병 위험이 14% 높았다.

▲ 그러나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를 고려했을 땐 이러한 연관성 대부분이 감소했다.

이는 잦은 육류 섭취로 인한 평균 체중 상승이 이러한 연관성의 원인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 비가공 적색육과 닭고기의 합계 섭취량이 많을수록 철분 결핍 빈혈 위험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공 적색육의 하루 섭취량이 50g 증가 때마다 철분 결핍 빈혈 위험은 20%씩, 닭고기의 하루 섭취량 30g 증가 때마다 철분 결핍 빈혈 위험은 17%씩 낮아졌다.

그러나 가공육 섭취량 증가는 철분 결핍 빈혈 위험 감소와 연관이 없었다.

▲ 전체적으로 비 가공육과 가공육을 자주(일주일에 3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은 적게 섭취하는 사람보다 흡연, 음주, 과체중 또는 비만할 가능성이 높고 과일, 채소, 식이섬유, 생선 섭취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암 연구기금(World Cancer Research Fund)은 적색육 섭취를 일주일에 3번(조리된 무게로 약 350~500g) 이하로 제한하고 가공육 섭취는 가급적 삼가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바이오메드 센트럴-의학'(BMC -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