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사고 겹쳐 제설 지연…운전자 불만 잇따라
"고속도로에 올라서자마자 꽉 막혀 서있다 시피 했어요.
"
강원 속초에 일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기 위해 1일 정오께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진입했던 정모(55)씨는 평소 1시간 30분 가량이면 충분한 거리가 8시간이 걸려 춘천 집에 도착했다.
3·1절 연휴 마지막날 귀경길에 오른 차량에다 한꺼번에 많은 눈이 내려 제설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극심한 지정체 현상을 빚은 탓이다.
이날 서울양양고속도로 서면 서양양IC 일대는 곳곳에 차들이 미끄러져 도로를 막은데다 크고 작은 사고까지 겹쳐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오전부터 시작된 극심한 정체는 이날 오후 9시를 넘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꼼짝없이 차 안에 갇힌 운전자들은 제설작업이 이뤄지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8시간 넘게 사실상 고립된 상태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방면 서면 6터널부터 서양양 IC까지 5Km 구간도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한 채 서 있는 상태다.
박모씨는 "오후 5시 43부터 현재까지 서양양IC에 진입한뒤 움직임이 없다"며 "3시간째 차가 서 있는데 제설작업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속초에서 버스를 이용해 춘천으로 가는 한 주민도 "속초에서 낮 12시 30분 춘천행 버스를 탔는데 오후 8시 45분 현재 고작 양양 졸음쉼터에 와 있다"며 도로 관리당국에 불만을 터뜨렸다.
내린천휴게소에서는 고속도로 진입을 포기한 차들이 몇시간째 길이 뚫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 시간 동해고속도로도 상당수 차들이 여전히 폭설에 갇혀 있다.
특히 속초 노학 1,2교 일대는 8시간 넘게 발이 묶인 차들이 줄지어 옴짝달짝 못하고 있다.
앞서 도로 관리당국은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 구간과 북양양 나들목 구간의 진입을 전면 통제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눈이 내린데다 나들이를 마치고 귀경하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고 교통사고가 속출하면서 뒤엉켜 차량이 오지도 가지도 못했다.
고속도로 제설에 투입된 제설 차량과 장비도 고립 차들 속에서 함께 발이 묶여 한때 속초 나들목∼북양양 나들목 2㎞ 구간에서 고립된 차량만 수백여 대에 달했다.
경찰과 도로 관리당국이 제설작업과 함께 고립된 차량을 빼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눈이 내리고 있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로 관리당국은 하조대 등 일부 고속도로 나들목 진출입로를 통제하는 한편 차량 소통이 재개되도록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