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들 "올림픽 정치화 위해 '신장 집단학살' 루머 과장"
"베이징 동계 올림픽 철회는 불가능…IOC가 용납하지 않을 것"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서방국 인권 공세에 발목 잡힐까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신장(新疆) 지역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로 규정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신장 인권 문제가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으로까지 확산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의회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이 신장 지역 위구르족 등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 민족을 대상으로 제노사이드를 자행하고 있다며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에는 학살이 계속된다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변경하도록 캐나다 정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요구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고문과 강제 노동, 낙태 등이 산업적인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중국 당국과 중국 주요 매체들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반중 정서가 강한 일부 서방 국가가 올림픽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으로 삼고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런 국제 사회의 공세는 중국을 둘러싼 새로운 국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 중국의 아킬레스건 '신장 인권 문제'
최근 영국 BBC 등 서방 매체는 신장 인권과 관련한 비판 보도를 쏟아 내면서 신장 지역의 인권 탄압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서방 매체의 이 같은 움직임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고 '중국 굴기'(굴<山+屈>起)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을 저지하려는 방해 공작으로 인식하고 있다.

신장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배경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도 관련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미중 갈등의 주된 요소는 무역 문제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은 인권과 민주주의 등 소프트 파워를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은 '다자주의'를 방패로 미국의 공세를 막아 내던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인 인권 문제를 새로운 공격 도구로 삼았다.

새로 취임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역시 중국의 신장 정책이 '학살에 해당한다'는 트럼프 전 정권의 입장에 동조하는 의사를 밝혔다.

무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맞서 '동등한 수준의 보복'을 가해 오던 중국은 인권 카드에는 속수무책 당하는 모양새다.

무역 전쟁 당시 미국에 동조하는 국가들에 비관세 장벽 등을 이용해 유탄 공세를 가해오던 중국은 인권과 관련해서는 반격을 가할 뾰족한 수단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초기 남중국해에서 신경전을 벌이던 미중의 전장이 '인권'이라는 운동장으로 옮겨진 셈이다.

미국의 공세를 시작으로 영국과 캐나다가 신장 인권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베이징 동계 올림픽으로 이슈를 확산시킨 것이 이런 정세를 잘 보여준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서방국 인권 공세에 발목 잡힐까
◇ 중국 "올림픽 정치화 위해 신장 집단학살 루머 과장"
서방 국가들의 계속된 공세에 중국 당국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신장 제노사이드 이슈는 루머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또 신장 문제가 국제무대로 옮겨 갈 경우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외교 채널을 통한 교섭을 제기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캐나다 의회의 결의안을 비판하면서 캐나다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신장 인권 문제와 관련한 보도를 극단적인 반중 세력이 꾸민 세기의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면서 스포츠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이 나오자마자 중국 주요 매체들도 서방 국가들의 공세에 강력한 어조로 대응하고 나섰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4일 논평을 통해 "서방 국가의 일부 반중 정치인들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신장 인권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루머를 퍼뜨리면서 관련 사안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서방의 지도자들은 거짓말을 하며 스포츠 행사를 정치화하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캐나다 의회의 결의안도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실제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보이콧 하는 국가는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 올림픽 개최 당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제로 불참하는 국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IOC는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서방 국가의 의사결정자들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이 불러올 결과가 얼마나 심각할지 알기 때문에 이런 여론이 서방 국가의 공식 입장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뤼샹(呂祥)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반중 서구 정치인들이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들은 자신이 국제사회를 대표할 수 있다고 오만하게 믿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서방국 인권 공세에 발목 잡힐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