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10개 구단 감독들은 23일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2021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와 팀 준비 상황 등을 들려줬다.
K리그2 팀들의 가장 큰 목표는 당연히 K리그1(1부) 승격이다.
올림픽대표팀 코치를 맡다 대전하나시티즌 지휘봉을 잡고 올해 K리그 사령탑으로 첫발을 내딛는 이민성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우승을 이야기했다.
그는 "초짜 감독이지만 야심 차게 우승에 도전해보겠다"고 짧고 굵게 첫인사를 건넸다.
이후 9개 팀 감독의 시즌 개막 인사를 다 듣고 난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이 입을 뗐다.
"올해는 새롭게 팀을 맡으신 분들도 계신 데 K2리그가 쉽지 않은 무대라는 것을 경험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박 감독은 K리그2 지도자로 우승도, 꼴찌도 모두 경험해봤다.
경남FC를 이끌고 K리그 사령탑으로 데뷔한 지난해 아쉽게 승격 문턱에서 주저앉은 설기현 감독도 먼저 "지난 시즌 1부 승격이 얼마나 힘든지 잘 느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동계훈련을 통해 잘 준비했으니 팬 여러분이 원하는 승격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설 감독은 지난해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도 팬들이 '설사커'라는 이름으로 기대한 '설기현표 축구'와 관련해서는 "올 시즌은 기대해도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막전 상대인 FC안양의 이우형 감독이 설 감독에 대해 "명장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극찬한 뒤 '설사커는 우리 다음 경기부터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하자 "할 줄 아는 게 그거밖에 없다"고 거절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년 연속 최하위 팀이었던 서울 이랜드를 이끌고 지난해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다 5위로 마감한 정정용 감독은 "작년이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가득한 한해였다면 올해는 좋은 결과로 행복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1부 승격 의지를 에둘러 표현했다.
올 시즌 K리그1·2 22개 팀을 통틀어 유일한 외국인 사령탑은 히카르도 페레즈(포르투갈)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K리그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그걸 토대로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잘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K리그2에서 제 축구 스타일을 잘 보여 줄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령탑들은 당장 개막전 승리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충남아산과 시즌 첫 경기를 치르는 전남 드래곤즈 전경준 감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때인데 모두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개막전은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자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은 "전경준 감독님과는 선수 때도 가까웠는데 지도자를 하면서 제가 한 번도 웃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경기 후 웃으면서 인사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받아쳤다.
지난해 '행복 축구'로 상주 상무를 K리그1 4위까지 올려놓았던 김태완 김천 상무 감독은 "사람이 바뀌면 안 된다"며 소속 리그와 연고지는 바뀌었어도 계속해서 선수들과 행복한 축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고, 그 과정에서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즐겁게 축구를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에게 상무 입대를 권유하며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강인(발렌시아) 등을 언급하기도 했던 김 감독은 "사실 기자들이 기사 써 주시는 것을 보고 말하는 것"이라고 한 발 뺀 뒤 "기자들이 발품팔이해서 써 주시면 고려해보겠다"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