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신사역 사거리 1시간 30분 단속서 3명 적발
늘어난 영업시간 맞춰 야간 음주운전 단속…"한 잔도 안돼"
"술 드셨나요? 비접촉 음주 감지기에서 알코올이 감지됐습니다.

"
23일 오후 10시 2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대로변. 멈춰선 검은 승용차의 운전석 창문 안으로 경찰관이 밀어 넣은 비접촉식 감지기가 빨간 불빛으로 바뀌며 '삑삑' 울렸다.

파란 정장을 입은 한 30대 남성이 굳은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경찰관은 그에게 200㎖ 생수병을 주고 입을 헹군 후 음주 측정기에 숨을 불어넣도록 했다.

남성이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약하게 불자 경찰관은 "음주 측정을 거부할 경우 현행범 체포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측정기에 표시된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48%였다.

남성은 술기운이 오르는지 진술서를 작성하자는 경찰관 앞에서 비틀거렸다.

근처 술집에서 지인과 술을 마셨다는 이 남성은 500m가량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 측정과 진술서 작성이 끝나자 그는 운전석이 아니라 조수석에 탄 뒤 차 문을 '쾅'하고 닫았다.

대리기사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오후 10시 50분께 흰색 승용차를 몰던 한 20대 여성도 비접촉식 감지기에서 알코올 양성 반응이 나와 음주 측정을 받았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4%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이 여성은 적발되자 별다른 실랑이 없이 순순히 진술서를 작성하고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렸다.

경찰은 이날 오후 9시 30분께부터 11시까지 음주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서울 강남구 신사역 사거리에서 음주 단속을 벌였다.

승용차나 버스는 물론 오토바이와 전동 킥보드도 단속 지점에서 예외 없이 단속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멈춰 서야 했다.

비접촉 감지기가 향수 등 화장품의 알코올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해 울리는 경우가 가끔 있었으나, 단속은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1시간 반에 걸친 단속에서 총 3명이 적발됐으며 2명은 면허 취소, 1명은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수도권에서 2단계로 하향 조정돼 식당과 유흥업소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오후 9시에서 10시까지로 늘어나자 경찰은 귀가 시간을 고려해 오후 11시까지 단속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음주운전을 하지 말 아야 한다"며 "'한잔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도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