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에 있는 부산진역 역사가 도서관과 커피박물관, 헌책방, 공연전시 공간 등을 갖춘 복합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2005년 폐역된 이후 방치된 지 16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부산진역은 부산의 최대 원도심 개발 지역인 북항 재개발단지와 연결돼 문화와 관광을 중심으로 원도심의 활력을 되찾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동구청은 부산진역사 건물과 인근 부지를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문화플랫폼 형식의 복합문화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23일 발표했다.

동구청은 우선 복합문화시설에 커피박물관을 조성한다. 세계 6위 커피 소비국 한국에 수입되는 원두의 90% 이상이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점을 활용해 ‘커피도시 부산’으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다. 개인이 소장한 30억원 상당의 커피 관련 물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헌책방도 구축된다. 전국에서 가장 큰 헌책방골목인 ‘보수동 책방골목’의 책을 매입해 판매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쇠퇴하는 책방골목의 자원을 복합문화 공간으로 옮겨 골목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동구청은 코로나19 이후에는 복합문화시설 옆에 들어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를 대형 공연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청년을 위한 문화시설을 조성해 자유롭게 각종 공연과 음악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개발이 계획된 부산진역 역사 부지는 총 1만2788㎡ 중 5000㎡ 규모다. 구청은 개발 면적에서 제외된 7788㎡ 부지와 청십자병원 옆 부지는 북항 2단계 개발 사업을 보고 개발 방향을 수립하기로 했다.

동구청은 부산진역 역사 부지 재생 사업이 오는 북항 2단계 재개발에서 북항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부산시는 북항 2단계 재개발과 함께 부산역과 부산진역의 철도 재배치를 구상하고 있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옛 부산의 중심지였던 부산진역사 일대를 부활시킬 것”이라며 “부산진역사를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하면 도시 이미지가 개선되고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면서 기업의 입주와 일자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