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김광현 등 빅리거 선배들 조언해줘…KIA 배려에 감사"
"아이들 보고 싶은 건 이겨내야 할 부분…선수들에 인정받고파"

양현종 "팬들 걱정 잘 알아…좋은 선택이었음을 보여드릴게요"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왼손 투수 양현종(33)이 빅리거의 꿈을 안고 20일 장도에 올랐다.

양현종은 인천공항에서 떠나기 전에 한 인터뷰에서 소박하면서도 담대한 목표로 "빅리그에서 공을 던지는 것"을 제시했다.

소속팀 KIA 타이거즈의 잔류 제안을 뿌리치고 선수 인생의 마지막 도전으로 양현종은 미국을 택했다.

시범경기에서 살아남으면 빅리거로 올라서지만, 기대에 못 미치면 마이너리거로 한 시즌을 보내야 하는 험한 길이다.

다만, 텍사스 구단은 7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진 양현종의 내구성과 이 기간 최소 29번 이상 선발 등판한 꾸준함에 크게 기대한다.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만 가득한 팀 사정상 베테랑 양현종이 한국에서만큼 제 몫을 해준다면 텍사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텍사스는 선발, 불펜, 둘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양현종의 가능성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타진한다.

양현종 "팬들 걱정 잘 알아…좋은 선택이었음을 보여드릴게요"
양현종은 "한국에서처럼 많은 이닝을 던져 팀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자신이 태어난 해인 '1988'이 적힌 셔츠를 입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양현종과 문답이다.

-- 간절하게 바라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소감은.
▲ 어제까진 설렜는데 지금은 별 느낌은 없다.

시즌 때 (국외로) 스프링캠프를 가는 느낌이다.

-- 도착 후 일정이 어찌 되나.

▲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미국 애리조나주의 구단 지정 호텔에서 격리한다.

최대한 빨리 팀에 합류하도록 하겠다.

-- 현재 컨디션은.
▲ 개인적으로 동계훈련 때 혼자 몸을 만든 건 처음이다.

주변에서 많은 분이 도와줬고, 특히 KIA 타이거즈 구단이 많이 배려해주셨다.

불펜에서 공을 50개 정도 던질 정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캐치볼도 꾸준히 해왔다.

-- 시범경기 초반부터 출전할 수 있나.

▲ 시차 적응을 마치고 바로 합류해 공을 던지도록 하겠다.

-- 현지에서는 양현종의 내구성과 꾸준함을 높이 평가한다.

체력 훈련은 어떻게 했나.

▲ 체력 대비보다 이제 한 시즌을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출발한다.

서서히 많은 공을 던지겠다.

양현종 "팬들 걱정 잘 알아…좋은 선택이었음을 보여드릴게요"
-- 인상적인 조언을 소개한다면.
▲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배들에게서 많은 조언을 들었다.

김병현 선배를 비롯해 황재균(kt wiz), 김현수(LG 트윈스),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선배들이 좋은 말씀을 해줬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는 문자도 주고받았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형은 "언제 오냐"고 물어보는 등 전화 통화도 자주 했다.

-- 보직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는데.
▲ 초청 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는 만큼 보직을 얘기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

새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고, 선발이 아닌 빅리그 승격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큰 무대에서 공을 던지는 게 목표다.

-- 마운드 사정상 텍사스에서 빅리거로 승격될 확률이 높은데.
▲ 작년 텍사스의 성적이 안 좋았다고 해서 내게 기회가 많고, 빅리거로 승격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메이저리그 구단이므로 경쟁이 치열하다.

열심히 해야겠지만, 신인의 마음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양현종 "팬들 걱정 잘 알아…좋은 선택이었음을 보여드릴게요"
-- 세 명의 아이들과 헤어져 지내야 하는데.
▲ (텍사스와의 계약을 준비하면서) 광주와 서울을 왔다 갔다 해서인지 아이들은 내가 다시 올 거로 생각하는 것 같다.

(웃음) 미국에 가면 더욱 가족이 보고 싶을 텐데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 어떤 점을 텍사스 구단에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나.

▲ 한국에서처럼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류)현진이 형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경험해야겠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게 목표다.

--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쉽지 않은 도전으로 이제 비행기를 탄다.

팬들이 응원하기보다는 걱정하신다는 점도 잘 안다.

다만, 내가 선택한 만큼 후회하지 않는, 좋은 선택이었다는 점을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하겠다.

코로나19 조심하시길 바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