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 서울 근교로 떠나는 미술관 나들이 ②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예술이 녹아든 일상…양평 구하우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 있는 구하우스는 갤러리가 밀집된 양평 안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미술관이다.
전형적인 미술관의 '화이트 큐브' 형태에서 벗어나 '집'처럼 전시공간을 꾸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삶과 예술이 하나 된 공간', '예술이 녹아든 일상'이 구하우스가 추구하는 콘셉트다.
전시장 내부는 서재, 거실, 침실, 복도, 다락 등으로 명명된 10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공간은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품으로 꾸며져 있다.
벽에 걸린 그림뿐 아니라 무심한 듯 놓인 의자와 테이블, 거울, 조명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품이다.
관람객들은 마치 누군가의 집에 놀러 가서 구경하듯 편안한 마음으로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각 방과 복도를 지나며 작품을 찬찬히 감상하다 보면 '우리 집에 이 작품을 들여보면 어떨까'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컬렉션도 예사롭지 않다.
'현존하는 가장 비싼 미술가'로 꼽히는 데이비드 호크니부터 데미안 허스트, 장 프루베, 앤디 워홀, 제프 쿤스, 막스 에른스트, 다니엘 뷔렝, 서도호에 이르기까지 21세기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의 작품들이 10개의 공간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약 400점에 달하는 방대한 컬렉션은 디자인회사 '디자인 포커스'의 구정순 대표가 40년간 모은 소장품이다.
미술에 문외한이라도 어려워할 필요는 없다.
주요 작품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달아놓아 누구나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서재를 콘셉트로 꾸민 3번방은 구하우스 안에서도 가장 집 같은 느낌이 들어 관람객들이 좋아하는 장소다.
장작불이 타는 벽난로 옆 소파에 앉아 서가에 꽂힌 다양한 미술 서적을 꺼내 볼 수 있다.
서재를 대표하는 작품은 자비에 베이앙의 '모빌'(르코르뷔지에). 동그란 안경을 끼고 손에 담배를 든 남성과 담배 연기를 상징하는 공중의 동그란 모빌을 통해 애연가였던 근대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를 오마주했다.
방탄소년단의 RM도 팬이라는 조지 나카시마의 나무 의자 '코노이드 체어'도 이 방에서 볼 수 있다.
거실을 콘셉트로 한 5번방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최신작인 'Pictures at an Exhibition'이 눈길을 끈다.
호크니의 작품이 걸린 그의 LA 스튜디오 안에서 사람들이 그림을 감상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거대한 화폭 안에 담겨 있다.
이 작품은 각기 다른 날짜에 스튜디오를 방문한 지인들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수백 장의 사진을 디지털 합성해 대형 프린터로 출력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시점의 이미지를 조합한 이런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회화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한순간의 광경으로 규정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6∼7번방에서는 현대 미술 거장들의 에디션 작품들을 전시하는 '거장들의 에디션' 전시가 올해 첫 기획전시로 열리고 있다.
캠벨 수프 통조림과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대량 제작하고 작가의 '서명'과 '넘버'를 붙여 순수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문 앤디 워홀의 작품을 비롯해 파블로 피카소, 르네 마그리트, 조지 시걸, 키키 스미스, 클래스 올덴버그 등 거장들의 에디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전형적인 미술관의 '화이트 큐브' 형태에서 벗어나 '집'처럼 전시공간을 꾸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삶과 예술이 하나 된 공간', '예술이 녹아든 일상'이 구하우스가 추구하는 콘셉트다.
전시장 내부는 서재, 거실, 침실, 복도, 다락 등으로 명명된 10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공간은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품으로 꾸며져 있다.
벽에 걸린 그림뿐 아니라 무심한 듯 놓인 의자와 테이블, 거울, 조명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품이다.
관람객들은 마치 누군가의 집에 놀러 가서 구경하듯 편안한 마음으로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각 방과 복도를 지나며 작품을 찬찬히 감상하다 보면 '우리 집에 이 작품을 들여보면 어떨까'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컬렉션도 예사롭지 않다.
'현존하는 가장 비싼 미술가'로 꼽히는 데이비드 호크니부터 데미안 허스트, 장 프루베, 앤디 워홀, 제프 쿤스, 막스 에른스트, 다니엘 뷔렝, 서도호에 이르기까지 21세기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의 작품들이 10개의 공간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약 400점에 달하는 방대한 컬렉션은 디자인회사 '디자인 포커스'의 구정순 대표가 40년간 모은 소장품이다.
미술에 문외한이라도 어려워할 필요는 없다.
주요 작품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달아놓아 누구나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서재를 콘셉트로 꾸민 3번방은 구하우스 안에서도 가장 집 같은 느낌이 들어 관람객들이 좋아하는 장소다.
장작불이 타는 벽난로 옆 소파에 앉아 서가에 꽂힌 다양한 미술 서적을 꺼내 볼 수 있다.
서재를 대표하는 작품은 자비에 베이앙의 '모빌'(르코르뷔지에). 동그란 안경을 끼고 손에 담배를 든 남성과 담배 연기를 상징하는 공중의 동그란 모빌을 통해 애연가였던 근대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를 오마주했다.
방탄소년단의 RM도 팬이라는 조지 나카시마의 나무 의자 '코노이드 체어'도 이 방에서 볼 수 있다.
거실을 콘셉트로 한 5번방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최신작인 'Pictures at an Exhibition'이 눈길을 끈다.
호크니의 작품이 걸린 그의 LA 스튜디오 안에서 사람들이 그림을 감상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거대한 화폭 안에 담겨 있다.
이 작품은 각기 다른 날짜에 스튜디오를 방문한 지인들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수백 장의 사진을 디지털 합성해 대형 프린터로 출력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시점의 이미지를 조합한 이런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회화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한순간의 광경으로 규정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6∼7번방에서는 현대 미술 거장들의 에디션 작품들을 전시하는 '거장들의 에디션' 전시가 올해 첫 기획전시로 열리고 있다.
캠벨 수프 통조림과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대량 제작하고 작가의 '서명'과 '넘버'를 붙여 순수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문 앤디 워홀의 작품을 비롯해 파블로 피카소, 르네 마그리트, 조지 시걸, 키키 스미스, 클래스 올덴버그 등 거장들의 에디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