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규근 출입국본부장 이어 연 이틀째 핵심 인물 불러 조사
소환 불응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수사 중단 외압' 의혹 조사만 남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소환한 지 하루 만인 17일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검사는 2019년 3월 22일 성접대·뇌물수수 의혹을 받던 김 전 차관이 심야 출국을 시도하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과거 사건번호로 작성한 긴급 출금 요청서를 제출해 출국을 막고, 사후 승인 요청서에는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를 기재한 의혹으로 공문서 위조 혐의를 받는 이번 사건 핵심 인물이다.

차 본부장을 비롯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 결재 라인은 이 검사가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에 대해 긴급 출금 조처한 사정을 알면서도 하루 뒤인 23일 오전 출금 요청을 승인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법무부와 인천공항, 대검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이 검사가 파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과 그의 자택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전날인 16일 차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내용과 압수물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 검사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출금 조처' 의혹의 핵심 인물인 차 본부장과 이 검사의 소환 조사가 이뤄지면서 박 전 장관 등 결재 라인에 있던 인사들이 향후 소환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수사 중단 외압'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차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2019년 김 전 차관 측에 출금 정보가 유출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금 조처 자체가 불법적으로 이뤄진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려 했으나,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압력으로 해당 수사를 중단했다.

당시 대검 반부패부 소속이던 문홍성 수원지검장(당시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김형근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대검 수사지휘과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이미 지난주 이뤄졌고, 뒤이어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법무부 검찰국장)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로써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 대상은 2차 공익신고서 상에 유일하게 피신고인으로 이름을 올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당시 대검 반부패부장) 만이 남은 상태이다.

검찰은 지난주 이 지검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을 세우고 두 차례 이상 소환 요구를 했으나, 이 지검장은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밝힌 입장문에서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안양지청의 수사를 중단토록 압박했다는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통상적인 지휘였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직 검사장들이 수원지검으로 직접 나와 조사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이 지검장도 결국 소환에 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지난 7일 단행된 터라 조사 일정 조율과 관련한 가장 큰 변수도 사라진 상태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