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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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6일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 국가채무비율이 52~53%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채무비율을 당초 예정된 48%보다 4~5%포인트 올리겠다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나랏빚이 최대 105조원 더 늘어난다. '국가채무 1000조원 시대'도 당장 올해 현실이 된다. 이 정도 재정건전성 악화를 감수하고라도 파격적으로 나랏돈을 풀겠다는 것인데 "미래세대 부담 늘리는 걸 너무 가벼이 생각한다"는 지적이 커질 전망이다.

홍 의장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올해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40% 중후반대인데 더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을 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이 담길 추경이 더해지면 국가채무비율이 52~53%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국가채무는 작년말 846조9000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4.2%다. 올해는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가 956조원, 국가채무비율은 47.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의장의 말은 추경을 충분한 규모로 편성해 국가채무비율을 52~53%까지 더 올리겠다는 뜻이다.

이 말대로면 올해말 국가채무는 당초 계획보다 85조~105조원이 더 늘어나게 된다. 올해 본예산으로 늘어나는 국가채무(109조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를 반영한 올해말 국가채무는 1041조~1061조원으로 예상된다. 내년으로 예상됐던 국가채무 1000조원 돌파 시점이 1년 앞당겨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회자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자 홍 의장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서 경제 성장을 늘린다면 오히려 재정건전성이 양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채무비율의 분모는 GDP다. 재정 정책을 통해 GDP를 키우면 결과적으로는 국가채무비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작년 나랏빚 과속에 대한 경고가 나오자 여당이 주장했던 '착한 채무론'을 다시 한번 꺼내든 셈이다.

국가채무를 85조~105조원 추가로 늘린다는 얘기는 추경을 그 정도 규모로 편성한다는 얘기와 같다. 당초 전망 20조~3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홍 의장은 추경의 내용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기존 재난지원금보다 금액을 늘리고 지원 범위도 넓혀야 한다"고 했다. 3차 재난지원금은 100만~300만원 지급했는데 이를 200만~6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예시로 들었다. 홍 의장은 "소상공인, 중소자영업자에만 국한했던 지원 범위는 노점상이나 관광·여행업, 문화예술단체 등까지 폭넓게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세가 필요함을 시사하기도 했다. 홍 의장은 "재정건전성을 말할 때 지출을 줄이는 것만 얘기해서는 안 된다"며 "필요한 재정 지출을 위해 어떻게 세원을 확보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균형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