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오는 19일 총 1조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확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2월 SK하이닉스(1조600억원)를 넘는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지난 9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2조56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자 당초 계획(6000억원)보다 조달금액을 두 배로 늘렸다.
LG화학은 이번 채권을 지속가능채권(3·5·7년물) 8200억원어치와 일반 회사채(10·15년물) 3800억원어치로 나눠 발행한다. 지속가능채권은 발행 목적이 환경이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로 제한된 채권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관련 투자와 중소 협력업체 지원,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채권시장에선 최근 우량 등급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 격차)가 좁혀진 상황에서도 LG화학이 1조원이 넘는 채권을 비교적 낮은 금리로 발행하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LG화학의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는 모든 만기 구간에서 당초 제시한 희망 금리 이하로 발행될 예정이다. 기관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주문을 넣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연기금을 비롯해 보험사, 은행,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국내 주요 기관이 대거 참여했다.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에 반대했던 국민연금도 약 3000억원어치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채권 투자 대상으로서 LG화학의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평가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CFO)은 “2차전지 사업 분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투자자들이 평가한 덕분에 대규모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하게 됐다”며 “앞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 이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