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맨 오른쪽)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포트워스워터체이스GC에서 유망주들에게 샷 임팩트 강화 훈련법을 가르치고 있다.  최경주재단 제공
최경주(맨 오른쪽)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포트워스워터체이스GC에서 유망주들에게 샷 임팩트 강화 훈련법을 가르치고 있다. 최경주재단 제공
‘코리안 탱크’ 최경주(51)가 골프 유망주들의 키다리 아저씨로 나섰다. 최경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지훈련지를 찾지 못한 유망주들을 자신의 미국 집으로 초청해 특별과외 수업을 해줬다.

최경주재단은 14일 ‘최경주 꿈나무 동계훈련’을 이달 초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포트워스워터체이스GC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6주간 진행된 동계훈련에는 13명의 중·고 골프 유망주가 참가했다. 경비는 재단이 전액 부담했다.

미국 전지훈련은 최경주가 직접 기획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가던 중국 전지훈련이 막히자, 그가 떠올린 것은 댈러스에 있는 자신의 집이었다. 집 근처 골프장을 빌리고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면 방역 준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따뜻한 날씨에서 밀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에 참가한 2주를 제외한 한 달간 꿈나무들과 동계훈련을 함께했다. 최경주는 “골프 유망주들이 크게 성장할 기회인 전지훈련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자신이 경험했던 다양한 훈련 방법을 유망주들에게 전수했다. 이를 위해 5000만원가량을 들여 골프장에 가건물을 짓고 ‘클레이(다진 진흙) 샷’ 연습장을 꾸렸다. 최경주가 직접 고안한 클레이 샷은 진흙에서 샷을 하는 훈련 방식으로, 공의 정확한 임팩트 능력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잔디나 일반 매트에서는 디봇이 정확히 남지 않아 샷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클레이 위에서는 정확한 디봇의 방향과 두께를 확인할 수 있다. 샷을 찍어 치는지, 깎아 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경주는 “샷의 문제점을 단숨에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그 해결책이나 보완점도 쉽게 나온다”며 “지난달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샷감이 좋았는데 유망주들과 클레이 샷 연습을 많이 한 덕을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경주의 전매특허인 벙커샷 레슨도 5단계의 상황별, 유형별로 진행됐다. 단지 벙커 탈출만이 목적이 아니라 기본 골프 샷의 정확한 콘택트와 파워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도록 꾸려졌다. 훈련에 참가한 범채원(18)은 “세계 최정상 수준의 실전 기술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라며 “국내에서도 훈련에서 배운 것들을 연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최경주의 유망주 사랑은 동계훈련 지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경주는 재단을 통해 매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가 주관하는 2개 대회를 주최한다. 재단은 이 대회에 남녀 10명씩의 한국 선수를 초청해 선진 골프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골프계 관계자는 “AJGA 대회 초청은 국내 선수들의 미국 무대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