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잊혀진 ‘골든보이’ 조던 스피스(28·미국)가 예전의 경기력을 팬들 앞에서 다시 선보이고 있다. ‘초심’을 찾은 덕분이다.

스피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80만달러)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사흘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선두에 올랐다. 지난주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2주 연속 우승 경쟁을 펼칠 정도로 상승세다. 스피스는 “지난주보다 이번 주 스윙 감각이 더 좋다”고 했다.

스피스는 2017년 7월 디오픈에서 통산 11승을 달성한 이후 우승 소식이 끊겼을 정도로 부진이 길었다. 스윙 분석가 데이비드 듀발은 “스피스가 비거리를 좇다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퍼팅과 아이언 샷은 최정상급이지만 평균 300야드가 채 안 되는 드라이브 비거리의 약점을 보완하려다 스윙 전체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스피스는 오랜 스승인 캐머런 맥코믹에게 양해를 구하고 타이거 우즈의 옛 스승으로 유명한 부치 하먼을 찾아가 레슨을 청했을 정도로 절박했다.

미국 언론은 스피스의 부활을 알리면서 그가 예전의 감각을 되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골프닷컴은 “스피스가 ‘너무 못 쳐서 동반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던 작년 PGA챔피언십에서의 스윙을 보면 다운스윙 때 손 위치가 몸 앞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그의 손 위치는 훨씬 더 뒤쪽에서 덜 가파르게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스피스는 “(비거리를 내려다 생긴) 악습관을 모두 떨쳐버리려고 노력했다”며 “내가 잘했지만 당시에는 몰랐던 장점들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92위였던 세계랭킹을 지난주 69위까지 끌어올린 스피스는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세계랭킹 50위권 재진입도 바라보게 됐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커트를 통과한 강성훈(34)은 버디 1개를 잡았으나 보기를 5개나 쏟아내 4오버파 76타로 무너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