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제 방공미사일 구매 번복 불가…키프로스 2개국안만 수용 가능"
리비아에 주둔 중인 터키군은 현지 정부가 요청하는 한 주둔을 계속할 것이라고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자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리비아 주둔 터키군은 양국 정부 간 군사협정이 유효하고, 리비아 정부가 주둔을 요청하는 한 계속 그곳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반군인 '리비아국민군'(LNA)과 내전을 벌인 '리비아통합정부'(GNA) 군대를 훈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터키는 2019년 11월 GNA와 군사·안보협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GNA를 돕기 위해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앞서 9일 다른 외국 군대들이 먼저 철수하지 않는 한 터키군을 리비아에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 세력의 난립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이후 유전 지대가 많은 동부를 장악한 군벌 LNA 세력과 수도 트리폴리를 통치하는 GNA가 내전을 벌였다.

2019년 4월에는 칼리파 하프타르 LNA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을 향해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 내전이 격화하면서 민간인을 포함해 1천 명 넘게 숨졌다.

유엔이 인정한 합법 정부인 GNA는 터키와 카타르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동부 유전지대를 차지한 LNA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러시아, 프랑스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리비아는 유엔 중재로 지난해 10월 정파간 휴전에 합의하고 최근 과도 정부 지도부를 선출했으며 오는 12월 24일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칼른 대변인은 또 이날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구매를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는 나토군 운용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을 구매해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S-400 구매를 강행한 터키를 제재했지만, 터키는 러시아 미사일 구매 번복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밖에 칼른은 이날 터키가 키프로스 분쟁 해결 협상에 2개 국가 인정 방안만을 갖고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키프로스 분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은 2개국 인정안이며, 그리스가 선호하는 연방안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동지중해의 섬나라인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나 1974년 친(親) 그리스계 장교들이 남부를 근거로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북부에 진입해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을 수립하면서 남북으로 분단됐다.

국제법으로는 남부의 키프로스 공화국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북키프로스를 승인하고 사실상 피보호국으로 삼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