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노선 예약률 예년보다 낮은 80%…대한항공은 증편 안해
저가항공사, 설연휴 국내선 증편…승객은 작년보다 줄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설 연휴 국내선 임시 항공편을 대거 투입한다.

하지만 방역 당국이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연휴에도 유지하고, 코로나 국내 확산이 이어지면서 실제 탑승객 수는 작년 설 연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설 연휴(11~14일) 김포~제주, 김포~부산 노선 등에 총 89편을 증편한다.

애초 35편 증편을 계획했던 제주항공은 여객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증편 규모를 키웠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작년 설 연휴 (2020년 1월 24~27일) 국내선 항공편이 약 500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약 50% 증가한 700편가량 운항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연휴 기간(11~14일) 김포~제주 노선 예약률은 80% 후반대이며, 일부 노선도 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설 연휴 때 국내선 9편만 증편한 티웨이항공은 이번에는 63편을 증편한다.

연휴 전날인 10일 기준 티웨이항공 11~14일 김포~제주 노선 예약률은 88%다.

대구~제주 86%, 광주~제주 79%, 청주~제주 87%, 부산~제주 75%로 제주 노선의 예약률이 높고, 김포~부산은 65%에 머물렀다.

진에어는 김포~제주, 김포~부산 등 7개 국내선에서 총 50편, 아시아나항공은 10편을 증편한다.

다만, 중대형기 항공기를 주로 보유한 대한항공은 이번 설 연휴 국내선을 증편하지 않고 김포~제주, 부산~제주, 김포~부산 등 국내선 6개 노선만 운항한다.

LCC들이 국내선 탑승객 유치를 위해 항공권 특가 판매 등 '출혈 경쟁'을 하고 있고, 국내선 공급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판단에 증편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보통 설·추석 연휴 때 국내선 20편 이상을 증편했고, 작년 설과 추석 연휴 때는 4천여석을 추가 투입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10~14일 국내선 평균 예약률은 약 60%로 작년 설 연휴 당시 예약률 90%와 비교하면 30%포인트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LCC 예약률 80%가 낮은 수치가 아니지만, 연휴임을 고려하면 높지도 않은 수치"라며 "예약률이 높더라도 실제 탑승객이 많지 않을 수 있다.

항공사가 수요 예측을 통해 작은 항공기를 운항하면 좌석 대비 예약률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약률이 90%를 넘기고, 만석이 빈번했던 과거 명절 연휴와 달리 이번에는 국내 항공사들이 '연휴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공항공사가 예측한 연휴 기간 전국 공항 탑승객은 지난해 설 연휴의 93만명보다 10%가량 줄어든 84만명이다.

LCC가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감소에도 임시편을 투입한 것은 국제선 운항 중단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설 연휴 때는 국제선이 운항했지만, 현재 대부분의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국내선 운항 편수가 늘어난 것이다.

한 LCC 관계자는 "국내선은 당일 예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휴 기간 탑승객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내륙 노선과 달리 연휴 초 특정 시간대 제주 노선의 인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