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차례·체육대회 대부분 생략…휴가통제에 사기진작 프로그램 고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병들의 휴가가 장기간 막힌 가운데 군 부대마다 이색 명절 프로그램을 기획해 눈길을 끈다.

11일 공군에 따르면 제11전투비행단은 설 연휴를 맞아 오는 12일까지 장병들 간 온라인 게임 실력을 겨루는 '이스포츠(e-sports) 대회'를 개최한다.

장병들은 9일부터 각자 생활관에서 스마트폰으로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에 접속해 예선전을 치렀으며 11∼12일 기지 강당에서 '군내 거리두기 2.5단계' 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토너먼트 방식으로 본선을 치른다.

부대 측에서는 강당 스크린을 통해 사회자의 해설과 함께 실시간으로 게임 장면을 중계한다.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장병에게는 격려금 등 포상이 수여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단체생활을 하는 군부대 특성상 대면 접촉을 최소한으로 하면서도 젊은 장병들이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지난해 7월부터 '일과 후 병사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시행되면서 가능해진 풍경이기도 하다.

통상 군 부대에서는 설 명절이 되면 휴가를 가지 못한 장병들을 위해 부대별로 자체적으로 윷놀이 등 민속놀이, 단체 체육대회 등을 열곤 했다.

그러나 올해 설 명절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체육대회는 물론 군부대 내에서 지내던 합동차례 등도 대부분 생략될 예정이라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병사들이 가족들과 화상을 통해서나마 연휴 기분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한 부대도 있다.

해군 잠수함사령부는 설 당일인 12일 장병들을 대상으로 '방구석 슈퍼스타'를 연다.

영내 노래방을 무대삼아 장병들이 공연하는 장면이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동료 장병들은 생활반에서 스마트폰으로 공연을 관람하고, 가족들도 미리 전달받은 URL에 접속해 실시간 댓글로 응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잠수사 측은 소독과 마이크 덮개 교체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도 철저히 지키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해군 3함대가 개최하는 '부둣가 힐링 콘서트'를 여는 것을 비롯해 영상편지 제작, 설날 특식 제공, 부모님께 편지쓰기 이벤트 등을 진행하게 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