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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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세 총수입이 정부의 예상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계획한 본예산의 국세 수입보다는 2%가량 적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감안해 추경 예산안에서 수정한 것보다는 2% 많았다. 하지만 총액의 예상적중에도 불구하고 세목별로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의 향연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개미·부동산, 예상치 못한 세수 풍년

지난해 총 국세는 285조5462억원이었다. 2019년에 비해 7조9081억원 감소했다. 정부가 당초 예상한 수입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정부는 지난해 4차례의 추경을 통해 279조7123억원의 세금이 걷힐 것으로 봤다. 결산액은 이보다 2.1%(5조8339억원) 많았다.

총액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세목별로는 예상치와의 차이가 큰 항목들이 있었다. 예상치를 가장 크게 벗어난 것은 증권거래세다. 정부는 4조9350억원의 증권거래세가 걷힐 것으로 봤지만 실제 세수는 8조7587억원이었다. 77.5%나 더 걷혔다. 작년 세액 4조4733억원의 두배에 육박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3026조원에 이르는 등 전년보다 146.5% 증가한 결과다. 동학개미들의 활발한 투자가 세수 풍년의 원인이 된 셈이다.

증권거래세와 함께 부과되는 농어촌특별세 수입은 6조2596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예상보다 34.0% 많았다.

양도소득세도 23조6558억원이 걷혀 예상치를 35.9% 상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7조5547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및 증권 거래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상속 및 증여세도 10조3753억원을 기록해 23.3% 더 걷혔다. 자산가격 상승과 증여 건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종합부동산세 수입은 부동산 가격 상승 여파로 8.4% 증가한 3조6006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관세·교통세는 울상

증가한 세목이 있는 반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세목도 있었다. 법인세가 대표적이다. 작년 법인세는 55조5132억원 걷혔다. 2019년에 비해 16조6611억원 감소했다. 예상치 대비로는 2조9621억원 적은 수준이었다. 2019년 기업 실적이 좋지 않고,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진 영향이다.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13조9379억원으로 예상보다 9.9% 적었다. 각종 세제지원혜택으로 세수가 이연된 결과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관세와 교육세도 예상치를 하회했다. 관세는 환율하락과 수입액 감소가 겹치면서 예상보다 8.5% 적은 7조585억원이 걷혔다. 교육세도 6.9% 적은 4조6937억원이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