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늘리고 접종에 속도를 내기 위해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구매하는 백신에 대해서는 등록과 긴급사용 승인 절차를 면제하기로 했다.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9일(현지시간) 열린 이사회에서 백신 수입과 관리를 강화하는 것을 전제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구매하는 백신은 등록이나 긴급사용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입 즉시 접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코백스는 지난 3일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화이자의 백신을 145개국에 약 3억3천700만 회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브라질은 이달 말부터 시작해 올해 상반기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천60만 회분을 받게 된다.
브라질 정부는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2천100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4천250만 회분을 기대했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다.
코백스 발표에 맞춰 국가위생감시국은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하는 제약업체에 대해 자국 내에서 3상 임상시험을 반드시 거치도록 한 규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이루어진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인정해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V'와 미국 모더나 백신, 인도 제약사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 '코박신'(Covaxin) 등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부는 '스푸트니크 V'와 '코박신' 3천만 회분 구매 협상에도 나섰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위한 200억 헤알(약 4조1천억 원)의 예산안에 서명했다.
지금까지 국가위생감시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은 중국 시노백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2가지뿐이다.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며, 전날까지 전체 인구의 1.8%에 해당하는 378만3천여 명이 접종을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