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2·4부동산 공급대책의 문제점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의 신뢰 확보에 가장 기본적인 어디서, 어느 정도의 물량을, 언제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전국 83만 가구, 서울 32만 가구 공급이라는 큰 얼굴의 그림을 내놓긴 했지만 눈, 코, 귀, 입이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신속하게 정책의 모호성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전·월세 시장 불안,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2·4 대책의 모호성 갈수록 부각 어느 지역이 재개발, 재건축될 것인지 불확실성이 짙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서울 시내에서 보수적으로 잡아도 222곳이 정부가 생각하는 사업 예정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숫자가 많다 보니 역세권의 웬만한 미개발지나 저층 주거지, 준공업지역 등에서는 갑자기 부동산 거래가 끊겨 재산권 행사가 제한받고 실수요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2월 4일 이후 이뤄진 거래에 대해서는 우선 입주권이 없으며 현금 청산하겠다고 정부가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공공주도 개발사업의 경우 3분의 2만 찬성하면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토지를 사실상 강제수용하는 것도 분쟁의 소지가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는 법률상의 계약자유의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물량 '뻥튀기'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서울에 32만3천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으나 신축매입 2만5천가구, 비주택 리모델링 1만8천가구 등 4만3천 가구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확실하다고 하기 어렵다.
정비사업(9만3천가구), 역세권(7만8천가구), 준공업지역(3천가구), 저층 주거지(1만3천가구) 등의 사업은 땅 주인·집주인, 세입자의 이해를 조정해야 한다.
언제 공급될 수 있을지는 더욱 불투명하다.
정부는 전국 83만 가구 공급이 2025년까지의 용지 확보 기준이라고 했다.
이해당사자가 동의해도 도시기본계획, 기반시설, 대지조성 등을 거쳐야 건설에 나설 수 있다.
지금 당장 공사가 가능하다면 아파트 기준으로 3∼4년 내 공급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부지 확보가 3∼4년 늦어지면 실제 공급은 7∼8년 후에나 가능하다.
변 장관은 "도심에 충분한 주택이 공급될 테니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공급이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로서는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속도전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9일 녹실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2·4 대책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신속하게 집행하는 한편 신규 공공택지 지정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관련법 정비도 다음 달 마무리하기로 했다.
◇ 단기 공급대책 서둘러 시장 불안 해소해야 대책의 불투명성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공주도 개발에 사업성이 떨어지는 강북만 참여하고 강남은 민간 개발로 갈 경우 강북의 고밀화만 가중돼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사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공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집을 사지 않고 대기하다 보면 전월세 가격을 흔들어 결국 기존 아파트값을 올려놓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민간을 대신해 공공이 사업을 주도하겠다고 하지만 공공기관이 민간 기업처럼 정비 사업지의 복잡한 이해관계, 권리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뚝심이 있을지가 의문"이라면서 "정비사업은 장기적인 계획하에 이뤄지는 것인데 정권이 바뀔 경우 사업 동력이 유지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비 대상 지역과 물량, 기간에 대한 불투명성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선정 기준과 해당 지역을 조속히 정해 발표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 원장은 "막연하게 5년 후에 공급한다고 하면 수요자들로서는 막막할 수밖에 없다"면서 "계획을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하고 3년 안팎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단기대책을 서둘러 추진함으로써 공급에 민감한 실수요자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했다.
권대중 교수는 "도심 정비사업을 공공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공공주도 개발 때 부여하는 혜택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배제 및 2년 실거주 요건 면제를 민간 재건축에도 주고 늘어나는 용적률만큼 기부채납 받으면 효과는 공공주도나 민간주도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강북은 고밀개발로 교육, 교통, 환경이 악화하고 강남은 저밀 개발로 주거 쾌적성을 높일 경우 집값 격차에 따른 강남·북의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해가 되면 비슷한 결심이 반복된다.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다짐, 외국어 공부 계획, ‘올해는 책 좀 읽어야지’라는 마음. 하지만 독서는 늘 뒤로 밀린다. 바쁘다는 이유로, 집중이 잘 안 된다는 핑계로 책은 ‘시간이 생기면’ 하는 목록에 머문다.지난해 한국경제신문이 인터뷰로 만난 애서가들의 이야기는 이런 상투적 핑계를 무력화한다. 이들은 시간이 넉넉해서가 아니라 각자 일상에 맞는 독서의 기술을 만들어냈다. 편한 시간과 장소를 두고, 손에 익은 방식으로 책장을 넘기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읽은 흔적을 남긴다.독서는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새해 독서 계획이 막막하다면 목표 권수부터 세울 필요는 없다. 침대 머리맡의 책 한 권, 가방 속 얇은 책, 손에 익은 펜 하나면 충분하다. 각자 삶에 맞게 책을 배치해보면 어떨까.“각 잡고 읽지 않는다”‘정해진 독서 시간표’가 있는 애서가는 의외로 많지 않았다. 국내 대표 가치투자 하우스를 이끄는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에게 독서는 틈새에 스며든다. “각 잡고 앉아 읽을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와 집, 차 등 동선 곳곳에 책 두세 권을 두고 병렬로 읽는다. “책은 눈에 보여야 합니다. 시간을 정해놓으면 오히려 안 읽게 돼요.” 짬이 날 때 집어 들고, 재미없으면 미련 없이 내려놓는다. 느슨한 규칙 덕분에 그는 1주일에 1~1.5권, 연 50권 안팎을 꾸준히 읽는다.방송인 이금희 역시 평일엔 차 안, 집, 가방 등 곳곳에 책을 두고 잡히는 대로 읽는 편이다. 하지만 그에게 진짜 행복은 주말의 독서 시간. “아침에 일어나 노트북과 책 두세 권을 들고 카페로 가요. 사람이 없는 오전에 좋아
지금 당신에게 편안한 자세를 찾아보세요. 목과 허리의 긴장을 풀어보세요. 어떤가요? 가벼워지셨나요? 준비가 된 것 같군요. 읽는 사람인 당신을 떠올릴 준비말이에요. 그럼 시작해 볼게요. 새해, 당신은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 책상 앞에 앉습니다. 책상 위에 놓인 두툼한 책. 그것은 당신이 아주 오랫동안 읽어온 책입니다. 그 안에는 세계의 비밀이 담겨 있어요. 당신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느리게 읽으며 작게 경탄합니다. 책을 읽는 모습을 스스로는 볼 수 없으니 제가 알려드릴게요. 당신의 눈은 빛나고 있습니다.지하철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때 당신은 책에서 시선을 뗍니다. 늘 같아 보이지만 실은 매 순간 모습을 달리하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당신의 무릎 위에 놓인 책에는 책갈피가 끼워져 있습니다. 당신은 사랑 이야기를 읽고 있었나요? 깊은 애도의 문장들을 읽어가고 있었나요? 식물의 생장에 대해, 소멸한 별에 대해 읽고 있었나요? 도시의 풍경은 당신이 읽는 책의 책갈피가 되고, 잠시 짬을 내어 책을 읽는 지금은 오늘의 책갈피가 됩니다. 책갈피의 뜻을 한껏 넓혀볼까요. 이제부터 책갈피의 뜻은 잠시 멈춰 숨 고르기, 그리고 다시 여기부터.지금 당신은 서점에서 작지만 큰 세계를 탐닉하고 있군요. 이상한 일이죠. 서점은 이렇게나 고요한데 책 사이를 걷다보면 소곤소곤 누군가 자꾸 말을 걸어요. 유난히 귀 기울이게 되는 목소리가 있어 당신은 그 책을 조심히 꺼내봅니다. 아, 그 책이군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책. 책을 품에 안고 서점을 나온 당신은 무언가 바뀌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세계가 조금 두터워졌다는 것을 짐작할지도 몰라요.책더미 앞에서
지금 서점가는 한국 소설이 휩쓸고 있다. 2024년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남긴 강력한 후광에 더해 배우 박정민의 추천사 열풍, 성해나를 중심으로 한 젊은 작가들의 약진 등이 이어지면서다. 올해에도 천명관, 최진영 등 굵직한 작가들의 신작이 예정돼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한강의 소설이 출간될지도 관심을 끈다.한강 ‘눈 3부작’ 완결되나“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3부작이 있어요. 마무리하는 소설을 이번 겨울까지 쓰려고 했는데, (노벨 문학상) 강연문도 써야 하고 준비할 것이 많아 늦춰졌어요.” 한 작가는 노벨 문학상 수상 발표 한 달 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작별’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을 써서 ‘눈 3부작’을 지난해 한 권으로 묶어 낼 계획이었으나 집필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원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정확한 출간 시기가 불투명하다”고 했다.올해 출간이 확실시되는 ‘대어’로는 천명관 작가가 있다. <고래>로 ‘노벨 문학상 예심’이라 불리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그가 10년 만에 새 장편소설을 낸다. 제목은 미정이다. 창비에 따르면 엄혹한 현실을 마주한 소년이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이야기로, 천 작가 특유의 흡인력 있는 작품이다.소설가 은희경이 7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장편소설은 성격과 외양이 판이하게 다른 60대 자매에 대한 작품이다. 최진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역시 기대작으로 거론된다. 역주행 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