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격리'가 공연 걸림돌로
클래식 애호가들이 올해 가장 주목하는 공연은 바렌보임의 리사이틀이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열리는 독주회여서다. 바렌보임은 1984년과 2011년 한국에 왔지만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지휘자로서 무대에 섰다. 이번 독주회에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하지만 공연계에선 바렌보임 등의 내한공연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해외 연주자들의 한국행 걸림돌은 2주간 자가격리다. 통상 해외 연주자들은 2년 전부터 한국과 중국·일본을 한데 묶어 동아시아 투어를 계획한다. 하지만 자가격리를 위해 한 국가에 2주간 묶여 있게 되면 일정이 꼬이게 된다. 바렌보임의 소속사인 아스코나스숄트 관계자는 “바렌보임은 방역 지침에 따른 규제가 해소돼 일정에 차질이 없다면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켈라, 래비트가 나서는 음악회도 일정 변경을 논의 중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바렌보임 독주회는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있다. 공연 기획자가 정재훈 해프닝피플 대표여서다. 정 대표는 미국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바이올리니스트다. 2014~2018년 경기도문화의전당(현 경기아트센터) 사장으로 일하면서 이탈리아 거장 리카르도 무티와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 등을 한국에 데려왔다.
이번 공연도 정 대표가 직접 바렌보임과 소통하며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식 해프닝피플 이사는 “바렌보임이 자가격리를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격리 장소를 두고 외교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공연계에서는 해외 오케스트라의 국내 공연은 올해 듣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다. 50여 명이나 되는 단원들의 자가격리 장소를 구하기도 어렵고, 2주 동안의 체류비도 상당하다.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5월), 오슬로필하모닉(6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5월)의 내한 공연도 연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