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50일째 내가 1등 후보"…琴 "대선 때 또 말 바꾸게?"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를 위해 '제3지대' 양자대결을 벌이는 안철수·금태섭 예비후보는 단일화 방식, 정계개편, 핵심 공약 등에 대한 입장을 9일 밝혔다.

상대방과의 날 선 공방도 주고받았다.

연합뉴스는 안·금 후보를 상대로 한 인터뷰를 가상 대담과 공통질문·답변 형태로 정리했다.

--금 후보가 먼저 '안철수 진심캠프'에 몸담았던 10년 전을 소환했다.

▲ 금 = 안 후보의 2011년 도전은 의미가 있었다.

여러 성취도 있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이제 후배들이 도전해야 할 때다.

안 후보는 이미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얻지 않았나.

▲ 안 =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의) 경쟁자들은 정치권에 몇 년 있었나.

20년은 될 것이다.

10년 동안 성공도 있었다.

'3김(金)' 이래 최대 교섭단체를 만들었다.

한국 정치사에 남을 일이다.

--그렇다면 왜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가 돼야 하는지.
▲ 안 = 유일하게 이기는 후보가 안철수다.

대부분 여론조사가 그렇다.

민주당 후보와 싸워서 오차 범위 밖으로 이긴다.

지난해 12월 20일 출마선언 후 50일이 흘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 금 = 민주당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온 지 1년이다.

그런 금태섭이 서울시장으로 복귀하면 민주당에서 지금처럼 다른 의견을 억압하고 독주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다.

그 틈을 파고들어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나 시의원들과 성과를 낼 수 있다.

--국민의힘 후보들과의 관계 설정은.
▲ 금 = 각자의 지지층을 끌고 가기 위한 움직임이 3월 전에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후보들과 개인적 차원에서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다.

▲ 안 =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다.

실무협의도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3월 4일보다 일찍 시작하면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다.

--단일화 후 국민의힘에 들어갈 의향이 있나.

▲ 안 =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인적·물적으로 편하다.

그런데 지지층이 다르다.

여론조사를 보면 50% 넘게 야권 승리를 바라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다.

국민의힘 바깥에 더 많다.

이분들 마음이 떠나면 이번 선거는 어렵다.

그래서 야권 전체를 위해 어려운 길을 가는 것이다.

▲ 금 = 지금의 국민의힘 틀로는 어렵다.

제가 안 후보와 국민의힘 최종 후보까지 이기면 '이 틀로는 안 된다'고 실감하고, 저절로 바뀔 거다.

그러면 더는 국민의힘 입당 요구가 없지 않을까.

이후 정치적 소명은 진중권 전 교수 같은 이가 표를 던질 수 있는 세력, 나아가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정계 개편을 강조한 것으로 들린다.

▲ 안 = 거기까지 생각해보진 않았다.

다만 야권의 지지자들이 후보 단일화를 강렬히 원하는 것처럼,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그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무엇인가에 생각이 모일 것이다.

거기에 따르면 된다.

▲ 금 = 서울시장 선거가 야권 정계 개편의 계기, 또는 중간 단계가 돼야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든, 야당이 외부 인물을 수혈해서 살아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야당이 온전히 바뀌어야 한다.

어설프면 대선도 어렵다.

--대선이 화제에 오르자, 금 후보가 안 후보를 몰아세웠다.

▲ 금 = 진 전 교수가 그랬다.

지난해 행사에서 만난 안 후보가 자신을 응시한 채 "저는 원칙 있는 정치를 하기 때문에 서울시장에 안 나간다.

대선에 도전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지난해 말 돌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진 전 교수는 "안 후보가 내년 대선에 안 나간다는 말은 믿을 수 있을까"라더라.
▲ 안 = 진 전 교수와 마지막으로 본 게 유튜브를 함께 찍은 약 5개월 전이다.

그때는 서울시장에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

대선이 목표였다.

누군가 확실한 후보가 나와 불확실성을 없애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당시 나선 야권 주자들은 여론 조사상 민주당에 모두 열세였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다.

--단일화를 위해 1:1 토론을 할 계획이라는데.
▲ 금 = 일단 빨리 시작해야 한다.

설 연휴를 지나 형식적으로 한 두 번 하는 것으로는 흥행할 수 없다.

서로 비방하지 말고 무제한 토론하자. 안 후보의 트라우마가 '드루킹' 아닌가.

자신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게 많다면,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얻고 알려야 하지 않을까.

▲ 안 = 범야권 단일화는 준결승인 셈이고, 민주당과의 본선이 결승전이다.

이를 서울의 미래비전이나 정책을 알릴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여론조사를 봐도 서울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관심이 더 많더라.

--'2·4 대책'은 어떻게 봤나.

▲ 안 = 당장 4가지 문제가 보인다.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특정하지 않았다.

여전히 공공 위주다.

그러나 서울 주택의 90% 이상이 민간(이 지은) 주택이다.

잘 될 리가 있나.

또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전·월세 대책이 빠졌다.

단기 공급 대책도 없다.

거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해야 했다.

▲ 금 = 여전히 공공 주도로 하겠다는 관점을 바꾸지 못했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역할이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정부 스스로 예상 사업 참여율이 10% 정도에 그친다지 않나.

어떻게 하든지 불로소득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데만 초점을 맞춘 결과다.

자칫 과도한 재산권 침해 논란만 낳을 수 있다.

--tbs 개혁에 대한 입장은.
▲ 안 = 서울시 조례에 보면 tbs의 설립 목적이 나온다.

서울시민의 생활 정보, 교통정보를 다루는 게 설립 취지다.

그 일을 해야 한다.

서울에 재난이 일어났을 때 재난방송으로 전환한다면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 금 =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는 극단적으로 넓게 허용해야 한다.

정치가 언론에 관여해서 안 된다.

다만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우리 사회의 힘든 분들을 공격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민들의 의견을 묻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