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두를 휘(揮)에 잡을 집(執)을 쓴다.
야구의 기본적인 플레이가 이름 안에 다 들어가 있다.
야구 선수가 되라고 점지해준 이름 같지만 실제로는 할아버지가 별 의도 없이 지어준 이름이란다.
이름의 속뜻과 야구 선수가 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지만 키움 유니폼을 입은 것만은 운명이라고 김휘집은 강조했다.
김휘집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히어로즈 리틀야구단에서 활약했다.
히어로즈 목동 홈경기에서 시타로 나선 적도 있다.
김휘집은 최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스프링캠프 훈련 후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이게 운명인가 싶다"며 "좋은 팀에 지명을 받아서 더 기뻤다"고 말했다.
키 181㎝, 체중 86㎏의 신체 조건을 지닌 김휘집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 중인 키움의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신인은 김휘집과 1차 지명 투수 장재영 둘 뿐이다.
그만큼 키움은 김휘집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빠져나간 센터라인 내야수로 빠르게 성장하면 최상이다.
김휘집은 김하성은 물론 김혜성, 서건창 등 평소 좋아했던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게 꿈만 같다.
김휘집은 "김하성 선배는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우고 있다.
타격할 때 봐도 타구가 완전히 다르다"고 감탄했다.
그는 "수비에서도 형(김하성)만의 스웨그(swag)라고 할까 그런 게 느껴진다.
플레이할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면서 1루수 박병호, 2루수 서건창, 중견수 이정후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경쟁이라고 밝혔다.
세 자리만 정해졌을 뿐 나머지는 경쟁에서 이긴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맡기겠다는 선언이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며 공석이 된 유격수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김혜성이 유력한 후보지만 일단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김휘집은 "기회는 온다기보다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야구도 인생처럼 3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스포츠다.
기회는 잡아야 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휘집은 1군에서 상대하고 싶은 투수로 양현종, 이민호, 서준원을 꼽았다.
좌완, 우완, 사이드암 유형별로 3명이다.
그는 "양현종 선배는 미국에 가시니까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민호는 친구라서, 서준원은 고등학교 때 3구 삼진을 당한 기억이 있어서 프로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대치중 시절 이민호와 동기였던 김휘집은 신일고 3학년 때 유급하면서 이민호보다 1년 늦게 프로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처음 지명받았을 때는 1군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그러다가 지난해 말부터는 스프링캠프에서 많이 배우고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게 목표가 됐다.
지금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