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성년자 강간죄 적용시 '강요·폭력' 전제 논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0대 소녀 강간 혐의 소방관들, '합의' 주장 법원이 받아들여
대법원 10일 결론…여성단체들 "'의제강간규정' 도입해야" 주장 프랑스에서 강간죄를 적용하려면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도 '강요나 폭력'이 있었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시 소방관들이 10대 소녀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10일 결론을 내놓을 전망이다.
피해자를 지지하는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프랑스도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소연령이 법에 명시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일정 나이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강간으로 간주하는 '의제강간규정'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고들은 피에르라는 이름의 소방관과 그 동료 등 3명이다.
피에르는 2008년 초 불안발작 증세를 보인 한 소녀를 구조하고는 의료기록에서 전화번호를 얻어내 사적으로 연락한다.
당시 13세였던 소녀의 주장에 따르면 피에르는 처음엔 '다정한 메시지'를 쏟아붓듯 보냈다.
이후 피에르는 소녀에게 웹캠을 통해 나체를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소녀가 응하자 동료들에게 소녀의 전화번호를 넘겼다.
'그루밍(길들이기) 성폭력'을 가한 것이다.
피에르는 2009년 1월 소녀의 집까지 찾아온다.
소녀의 어머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피에르가 소녀를 강간했다고 어머니는 주장한다.
10개월 뒤엔 피에르가 제복을 입고 찾아와 소녀를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갔다.
소녀는 피에르의 아파트에서 그와 그의 동료 2명에게 윤간당했다고 수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나중에 소녀가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어머니는 2010년 8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해자 측은 소녀를 강간한 소방관이 20명에 달하며 이들이 2년간 130차례 이상 소녀의 집을 들락거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소된 이들은 피에르 아파트에서 소녀를 강간한 3명뿐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기소된 이들 중 2명이 업무시간에 소녀와 '집단 성관계'를 맺었다고 인정했다.
다른 한 명은 소녀가 입원한 병원 화장실에서 '성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아동으로서의 취약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강간 혐의로 기소된 이들 3명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고 수사엔 8년이 걸렸다.
그 결과 법원은 2019년 7월 강간죄 대신 '15세 미만 청소년과 합의하에 삽입성교를 저지른 죄'를 적용하도록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에 소녀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가족이 항고했지만, 고등법원도 소녀가 성행위에 동의했다면서 항고를 기각했다.
프랑스에서 강간죄를 적용하려면 '강요 또는 폭력적인 강압'이 있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통상 강간죄와 별도인 '성폭력' 죄목이 적용되는데 강간죄는 법정 최고형이 징역 20년이지만 '성폭력' 죄는 징역 7년에 불과하다.
프랑스 형법은 강간죄와 별도로 '강간 또는 기타 성폭력을 제외하고 15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성적위해를 가하면 징역 7년 및 10만유로(약 1억3천만원)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폭력, 강제, 협박 또는 기습'이 구성요건인 강간죄보다 형량이 낮은 것으로, 결국 15세 미만 미성년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더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프랑스에선 지난 2018년 합의로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소연령을 15세로 설정하고 그보다 어린 미성년자와 성관계는 강간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법안이 추진됐으나 정부가 '유죄추정'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무산됐다.
최근 프랑스에선 친족에 의한 성폭력 피해 폭로가 잇따라 나오면서 미성년자 성폭력 처벌강화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프랑스 상원은 지난달 21일 13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는 동의를 얻었는지와 무관하게 처벌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하원에서도 통과돼야 발효된다.
/연합뉴스
대법원 10일 결론…여성단체들 "'의제강간규정' 도입해야" 주장 프랑스에서 강간죄를 적용하려면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도 '강요나 폭력'이 있었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시 소방관들이 10대 소녀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10일 결론을 내놓을 전망이다.
피해자를 지지하는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프랑스도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소연령이 법에 명시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일정 나이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강간으로 간주하는 '의제강간규정'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고들은 피에르라는 이름의 소방관과 그 동료 등 3명이다.
피에르는 2008년 초 불안발작 증세를 보인 한 소녀를 구조하고는 의료기록에서 전화번호를 얻어내 사적으로 연락한다.
당시 13세였던 소녀의 주장에 따르면 피에르는 처음엔 '다정한 메시지'를 쏟아붓듯 보냈다.
이후 피에르는 소녀에게 웹캠을 통해 나체를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소녀가 응하자 동료들에게 소녀의 전화번호를 넘겼다.
'그루밍(길들이기) 성폭력'을 가한 것이다.
피에르는 2009년 1월 소녀의 집까지 찾아온다.
소녀의 어머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피에르가 소녀를 강간했다고 어머니는 주장한다.
10개월 뒤엔 피에르가 제복을 입고 찾아와 소녀를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갔다.
소녀는 피에르의 아파트에서 그와 그의 동료 2명에게 윤간당했다고 수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나중에 소녀가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어머니는 2010년 8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해자 측은 소녀를 강간한 소방관이 20명에 달하며 이들이 2년간 130차례 이상 소녀의 집을 들락거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소된 이들은 피에르 아파트에서 소녀를 강간한 3명뿐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기소된 이들 중 2명이 업무시간에 소녀와 '집단 성관계'를 맺었다고 인정했다.
다른 한 명은 소녀가 입원한 병원 화장실에서 '성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아동으로서의 취약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강간 혐의로 기소된 이들 3명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고 수사엔 8년이 걸렸다.
그 결과 법원은 2019년 7월 강간죄 대신 '15세 미만 청소년과 합의하에 삽입성교를 저지른 죄'를 적용하도록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에 소녀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가족이 항고했지만, 고등법원도 소녀가 성행위에 동의했다면서 항고를 기각했다.
프랑스에서 강간죄를 적용하려면 '강요 또는 폭력적인 강압'이 있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통상 강간죄와 별도인 '성폭력' 죄목이 적용되는데 강간죄는 법정 최고형이 징역 20년이지만 '성폭력' 죄는 징역 7년에 불과하다.
프랑스 형법은 강간죄와 별도로 '강간 또는 기타 성폭력을 제외하고 15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성적위해를 가하면 징역 7년 및 10만유로(약 1억3천만원)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폭력, 강제, 협박 또는 기습'이 구성요건인 강간죄보다 형량이 낮은 것으로, 결국 15세 미만 미성년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더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프랑스에선 지난 2018년 합의로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소연령을 15세로 설정하고 그보다 어린 미성년자와 성관계는 강간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법안이 추진됐으나 정부가 '유죄추정'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무산됐다.
최근 프랑스에선 친족에 의한 성폭력 피해 폭로가 잇따라 나오면서 미성년자 성폭력 처벌강화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프랑스 상원은 지난달 21일 13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는 동의를 얻었는지와 무관하게 처벌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하원에서도 통과돼야 발효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