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통업계 최대 관심사는 배송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며 빠른 배송이 화두가 됐다.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쿠팡과 쓱닷컴뿐 아니라 롯데·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도 새벽배송 또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앞다퉈 내놨다.

홈쇼핑업계는 배송전쟁에서 비켜나 있었다. 특히 TV홈쇼핑 채널의 주력 분야인 패션 의류는 신선함이 생명인 먹거리와 달랐다. 빨리 배송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바꿨다. 어떤 제품이든 주문한 뒤 몇 시간 안에 또는 다음날 아침 일찍 받아보는 게 일상이 됐다. 롯데홈쇼핑이 빠른 배송 서비스 ‘와써’를 내놓은 이유다.

오전 9시 주문하면 오후 4시 도착

주문 8시간 만에 띵동~ 롯데홈쇼핑 빨라졌네
롯데홈쇼핑은 상품 주문 후 8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와써’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롯데홈쇼핑의 경기 군포 물류센터에 보관돼 있는 상품을 소비자가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오후에 주문하면 저녁에,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에 받을 수 있다. 오전 9시에 주문한 소비자는 이날 오후 4시 전에 상품을 받는다. 수도권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TV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패션과 뷰티 등 일부 분야 제품들이 대상이다. 현재는 전체 상품의 10% 수준이지만 점차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지역에서 시범 운영했는데 현재 월평균 20만여 건이 와써로 배송되고 있다”며 “홈쇼핑 온라인몰 상품이 아닌 방송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주문 8시간 내 배송하는 것은 업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텔레비전 방송 화면에 ‘와써’ 상품임을 알리는 문구를 넣고, 제품 주문 고객들에게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해당 제품이 와써로 배달되는지 여부를 재차 안내할 예정이다. 와써로 신속 배달돼도 가격에는 차이가 없다.

배송시간 4분의 1 가까이 줄어

홈쇼핑 중에서도 TV 채널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주문 후 배송되기까지 평균 28시간 정도 걸린다. 주문이 들어오면 홈쇼핑 물류센터에서 제품이 들어 있는 상자가 택배기사에게 넘겨지고, 택배기사는 홈쇼핑 등 여러 업체에서 수거한 상자를 택배업체 터미널로 가져간다. 터미널에 모인 상자들은 지역별로 분류돼 각 지역의 배송 거점인 택배 대리점으로 옮겨진 뒤 소비자 문 앞에 배달된다.

롯데홈쇼핑은 이번에 중간 과정을 확 줄였다. 택배업체 로지스벨리와 배송 전담계약을 맺고 물류센터에서 나온 상자를 바로 지역별로 분류하는 ‘상품 분류장’을 따로 마련했다. 이곳의 설비를 대부분 자동화하고 담당 인력도 이전의 두 배로 투입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자체 배송이 아닌 것을 제외하면 쓱닷컴, 쿠팡과 같은 절차”라며 “수도권 서부 지역은 물류센터에서 제품이 출고된 후 6시간 내, 동부지역은 주문 후 8시간 내 배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와써’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단순히 주문 후 8시간 안에 제품을 배송하는 서비스 외에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하는 ‘시간대 배송’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선식품 빠른 배송도 검토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