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중징계 위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직무수행 이어갈듯

우리금융 이사진도 "회장직 계속 수행해야" 의견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으면서 작년 1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 '문책 경고'에 이어 두 번 연속 중징계를 받을 상황에 놓였다.

다만 이번 제재 처분이 손 회장의 은행장 시절에 대한 제재 처분인 만큼, 중징계가 확정되더라도 손 회장이 지주회장 직무 수행을 계속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라임 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에 검사 결과 관련 사전 제재 통지문을 보내면서 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직무정지 상당'을 사전 통보했다.

이번 징계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직무정지는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 5단계 중 해임 권고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위의 중징계다.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를 받으면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이 라임 펀드를 판매할 때 우리은행장을 겸임했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 규모는 3천577억원으로 라임 펀드 판매사 8곳 중 가장 크다.

앞서 손 회장은 작년 1월 금감원이 DLF 불완전 판매의 책임을 물어 문책 경고를 내리자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덕분에 작년 3월 임기 3년의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중징계 사전 통보를 받으면서 개인뿐 아니라 조직에도 한층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제재가 최종 확정되더라도 손 회장의 기존 임기인 2023년 3월까지 지주회장직을 수행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직무정지 제재가 '은행장'에 대한 제재 처분으로 회장 직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5일 열릴 이사회를 앞두고 이날 사전간담회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우리금융 이사진도 손 회장의 중징계 사전 통보와 관련해 '고객 보호와 지배구조 안정, 주주가치를 위해 손 회장이 회장직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에 대한 두 번째 중징계가 확정되면 손 회장이 또다시 행정소송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은 DLF 사태로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은 뒤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최고경영자(CEO)를 징계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징계에 불복하는 소송을 낸 바 있다.

손 회장 측은 최종 제재 결정이 내려진 뒤 소송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