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민 교수 "투약한 줄기세포 얼마나 남아있는지 정량적 측정 가능"

줄기세포 치료제를 사람에 투여했을 때 어느 장기로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단세포 단위로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줄기세포교실 정형민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미래셀바이오 공동 연구팀은 지방조직에서 추출한 간엽 줄기세포에 특정한 방사성 동위원소(14C thymidine)를 붙여 체내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줄기세포 생체 투약 후 '단세포 단위' 추적기술 개발"
줄기세포는 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미분화세포다.

줄기세포를 체내에 이식했을 때는 제대로 이식됐는지, 살아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는 다양한 영상 조영제를 줄기세포에 직접 들어가게 하는 과정 등을 거쳐 파악해왔는데, 이때 줄기세포가 가진 세포 분화 능력이 사라지거나 추적의 효율이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줄기세포에 방사성 동위원소(14C thymidine)를 붙인 뒤 일명 방사선가속기로 불리는 가속질량분석기(Accelerator Mass Spectrometry)로 추적하고자 했다.

이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지한 줄기세포를 생쥐의 정맥에 투여한 뒤 4시간부터 7일간에 걸쳐 방사선가속기로 투약된 줄기세포치료제의 장기 내 분포를 측정했다.

그 결과 생체 투약된 줄기세포 치료제의 대부분은 폐와 간, 췌장 순으로 관찰됐으며 심장과 신장, 뇌에도 분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투약 7일 후에는 폐, 간 및 췌장 외 다른 장기에서는 투약된 줄기세포를 거의 관찰할 수 없었다.

정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투약한 줄기세포에 대해 세포 하나하나 단위까지 측정과 분석이 가능하다"며 "줄기세포 치료제가 투약 후 어떻게 분포되는지, 몇 개의 세포가 어느 장기에 위치하는지를 정확히 정량화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컨대 1천 개의 줄기세포를 투여했을 때 이 중 몇 개가 특정 장기에 남아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기술을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면 장기의 특성에 따라 투약하는 세포의 수를 조정할 수 있게 돼 치료 효율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월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