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제주지역 관광객 소비 규모가 전년보다 11.7% 감소하는 등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2020년 신용카드 매출자료 데이터를 기준으로 2019년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코로나19에 따른 '20년 제주도 소비 영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신한카드 매출데이터를 전체 카드 매출 금액으로 추정한 결과다.
지난해 내국인과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 소비가 전년 2019년보다 1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관광객 소비는 전년 대비 -3.7%, 외국인 관광객 소비는 -69.4%를 기록했다.
해외 관광이 불가능해지면서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 관광을 견인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진정 사이를 오가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제주 지역 관광 소비도 그에 따라 요동쳤다.
코로나19 위기가 우리나라를 강타한 뒤 제주 지역 관광객 소비 금액은 2020년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46%까지 하락하며 크게 위축됐다.
상황은 지난해 5월 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조금씩 회복세로 전환돼 8월 여름시즌에는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초과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증감을 반복하다 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9%까지 초과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시 대규모 전국 확산이 이어지면서 12월에는 -26%까지 급감했다.
관광업계의 매출은 업종별로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3월 전년 동기 대비 -41%까지 하락했던 렌터카 매출액은 11월 들어 77% 초과 매출을 달성했지만, 12월 -44%까지 급감했다.
특급호텔과 콘도미니엄, 모텔·여관, 3·4성급 호텔 또한 지난해 11월에 초과 매출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12월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그러나 단체관광객 위주로 영업하는 호텔과 관광여행사, 전세버스는 단 한 차례도 전년 동기 대비 초과 매출을 기록한 적 없이 2020년 한해를 마감했다.
관광산업이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산업군이지만, 관광업계 안에서도 관광객들의 호불호에 따라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제주관광공사는 업종별로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는 원인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관광의 성격이 단체관광에서 개별여행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숙소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방역 수준과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는 등 세심한 서비스가 선택의 기준이 되는 등 관광객의 선호가 바뀌고 있다고 봤다.
전체 관광객이 33.0% 줄었지만, 관광객 소비 규모는 11.7% 감소한 것으로 보아 씀씀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2020년 입도 관광객은 1천23만6천104명(잠정치)으로 2019년 1천528만5천397명보다 504만9천293명(33.0%) 줄었다.
고선영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제주 관광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지만, 지역감염 발생이 감소추세에 있고 가까운 시일 내로 백신과 치료제 보급이 예상됨에 따라 향후 상황은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에도 코로나19가 지속되는 한 빅데이터 분석과 다양한 조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기반으로 과학적인 지원 및 마케팅 방안 수립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