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벌금 80만원 선고…"공소사실 모두 유죄 인정"
조수진, 1심서 의원직 유지…"재판부 판단 존중"(종합)
지난 21대 총선 당시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조수진(49) 의원이 1심에서 당선 무효 위기를 넘겼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의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이 작성한 재산보유 현황이 비례대표 후보자로 신청된 이후 그대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돼 후보자 재산으로 공개될 수 있는 점을 인식할 수 있다고 본다"며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총선 당시 재산을 신고하면서 사인 간 채권 5억원을 고의로 누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 의원이 일부 재산 내용이 허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당에 제출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판단했다.

조 의원 측은 고의로 재산을 축소 신고한 것이 아니며 작성 요령을 몰라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 의원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약 25년간 언론사에 재직하며 사회부·정치부에서 근무했던 점 등에 비춰보면 공직자 재산등록과 신고에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사람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재산보유 현황과 신고 내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재산보유 현황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의도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재산에 대한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비례대표 의원 후보자로서 유권자에게 배포되는 자료에는 재산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국회의원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조 의원에게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그 직을 잃게 된다.

조 의원은 오후 2시로 예정된 선고 시간보다 1시간가량 앞서 법정에 들어갔다.

선고가 끝난 뒤에도 2시간 가까이 법원 내에 있다가 오후 4시 15분께 법원을 나온 조 의원은 "저를 아끼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송구하다"며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판결 결과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빗대 논란을 낳은 언급에 관해 묻자 "페이스북을 참고해달라"고 답하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