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평소 자각하지 못한 입냄새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입냄새의 가장 큰 원인은 구강 위생 불량이다. 하지만 양치를 열심히 해도 구취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구강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구강 질환 등 입냄새를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2차 충치가 생긴 경우 입냄새가 날 수 있다. 2차 충치는 충치 치료 후 레진, 아말감, 크라운 등 보철물로 메우거나 씌운 부분에 또다시 충치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충치 치료 후 시간이 지나면 보철물과 치아 사이에 틈이 생길 수 있다. 이 틈새로 음식물이 들어가면 충치가 다시 발생하기도 한다. 2차 충치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충치를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인 모를 구취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치아와 치아가 닿는 부분에 생기는 ‘인접면 충치’도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아와 치아 틈에 음식물이 끼면 칫솔질을 해도 음식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 이 부분에 생기는 충치 역시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치아 사이가 벌어져 공간이 생기고 음식물이 잘 끼게 된다. 따라서 칫솔과 함께 치간 칫솔, 치실 등을 이용해서 꼼꼼하게 치아 사이를 관리하는 게 좋다.

음식 섭취량을 줄여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 식사량을 조절하면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원인 포도당 공급이 부족해지면 체내에서는 포도당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을 태운다. 이때 케톤이라는 부산물이 생성되는데, 숨을 내쉴 때 케톤이 밖으로 배출되면서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구취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럼에도 입냄새를 줄이는 첫 번째 방법은 구강 위생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음식을 섭취한 뒤엔 올바른 칫솔질과 치간 칫솔·치실 사용으로 구강 청결에 신경써야 한다. 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구강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 또는 교체가 필요한 보철물이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장시간 외출로 양치질이 어렵다면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이 입냄새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구강청결제는 세균 소독이 주된 목적이다. 구강청결제가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제거하는 양치질을 완전히 대신할 순 없다.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 구강청결제를 과도하게 쓰는 건 금물이다. 입속 유익균까지 없애 오히려 구강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사용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구강청결제는 입에 2~3분 이상 머금지 않고, 하루 1~2회 정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백영걸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입냄새는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구강 질환의 이상 신호가 될 수 있다”며 “구취가 심하면 방치하지 말고 치과를 방문해 입냄새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영걸 <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