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가 코로나19 자영업자 영업제한 손실보상 제도화에 대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 상황, 재원 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 중 하나"라면서도 "가능한 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영업 손실보상제를 놓고 일어난 논란에 대해 수습에 나선 것으로, 늘 그렇듯 나라 곳간지기로서 반대 의견은 표명하지만 정치권과 청와대의 의견에 끝까지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22일 페이스북에 글린 글에서 "혹여나 입법적 제도화와 관련해 재정당국으로서 어려움이 있는 부분, 한계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알려드리고 조율하는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손실보상 제도화를 언급했으나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해외에선 법제화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이고, 이에 정 총리가 격노하며 기재부에 제도화 검토를 공식 지시한 뒤 나온 홍 부총리의 첫 언급이다.

홍 부총리는 "영업제한 손실보상에 대한 입법적 제도화 문제와 관련해 이미 몇몇 의원이 입법 초안을 제시한 상태이기도 해 기재부도 어떠한 형태로든지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내부 점검을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서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정말 짚어볼 내용이 많았다"며 "제도화 방법은 무엇인지, 외국의 벤치마킹할 입법사례는 있는지,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면 되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 소요 재원은 어느 정도 되고 감당 가능한지 등을 짚어보는 것은 재정당국으로서 의당 해야 할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이 국가적 위기 시 최후의 보루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 상황, 재원 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내년 국가채무 총액이 1천조원을 돌파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국가채무 절대 규모 수준보다는 증가 속도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지켜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국가신용등급 평가기관들의 시각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과도한 국가채무는 모두 우리 아이들 세대의 부담이고 나중을 위해 가능하다면 재정 여력을 조금이라도 축적하는 것도 지금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분들의 아픔을 최대한 헤아려 영업제한 손실보상 제도화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자영업 손실보상 재정여건 고려해 검토하겠다"
조현석기자 hs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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