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연맹 정상화 선수·지도자 비대위, 체육회에 선관위 직권조사 요청
'회장 선거 무효'에 컬링인들 반발…"편파적 결정" 철회 촉구
대한컬링경기연맹이 제9대 회장 선거를 '무효' 처리하자 컬링 선수와 지도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컬링경기연맹 정상화를 위한 선수·지도자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연맹 선관위가 내린 선거 무효 결정은 납득하기 어려운 편파적인 것"이라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에 '연맹의 선거 과정을 조사해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고, 연맹 선관위가 내린 무효 결정을 체육회 직권으로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

컬링연맹은 지난 14일 선거로 김용빈 전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연맹은 15일 당선 공고를 했고, 김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배부했다.

그러나 연맹 선관위는 '선거인단 구성 과정에 잘못이 있었다'며 21일 선거 무효를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비대위는 이번 선거 무효 결정이 '파벌 싸움'의 일환이며, 적법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선관위는 회장 후보에서 낙선한 김중로 후보가 지난 15일 제기한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해 선거 무효를 결정했다.

김 후보는 선거인단 구성 과정에서 개인정보동의서 제출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맹 선관위는 이를 인정한다며 선거 무효를 선언했다.

그러나 연맹 선거 규정을 보면 이의제기는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일 이내에 서면으로' 해야 한다.

비대위는 선거인 명부가 배부된 1월 7일부터 선거일까지 연맹에 접수된 이의신청서는 없었다면서 "김 후보의 이의신청은 사유 발생일인 1월 7일부터 5일이 초과해 신청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선거에서 낙마한 후보들은 컬링 연맹의 현 지도부와 관계가 있다면서 "고질적인 내홍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김 당선인의 귀책 사유가 없는데도 낙마한 후보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다면서 "편파적 선관위를 통해 선거를 무효로 만들려고 한다"고 의심했다.

이어 체육회에 "연맹을 위기에 빠트린 이들을 발본색원해 징계하고, 선거 무효 결정을 직권으로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비대위에는 컬링 선수·지도자 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연맹은 창설 이후 한 번도 정상적인 연맹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며 연맹의 명분 없는 파벌 싸움에 컬링인이 절망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컬링연맹은 최근 수년간 파벌 싸움과 내홍, 부실한 행정 등으로 관리단체로 지정되거나 특정감사를 받는 등 파행을 반복해왔다.

체육회는 성명서와 민원 내용, 연맹 선관위의 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