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SMC, 초미세공정 경쟁에 사상 최대 실적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초미세공정 경쟁력 강화에 나선 기업들이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대거 구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ASML은 지난해 매출액 140억유로를 기록해,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6억유로로 38.5% 늘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140억유로의 매출에는 서른 한 대의 EUV 시스템의 매출(45억유로)이 반영됐다"며 "지난해는 ASML 매출과 영업이익 면에서 큰 성장을 보여준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ASML은 삼성전자와 TSMC가 당분간 반도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EUV 노광기를 독점공급하는 업체다.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재료인 웨이퍼에 빛을 쬐어 반도체 회로를 형성시키는 설비다. 1대당 가격이 1500억~2000억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와 해당 장비를 우선 공급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한 해에 만들 수 있는 장비 대수가 제한적이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직접 ASML 본사로 찾아가 EUV 장비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베닝크 CEO는 올해 사업 전망에 대해 "2021년 역시 로직 반도체의 강한 수요와 메모리 부분의 시장 회복이 지속해 성장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보기술(IT)인프라, IT소비재, 자동차, 산업 분야의 기술 혁신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ASML의 모든 사업 분야에 긍정적인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