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원식 일병·반철환 하사…딸 유전자 시료채취 참여로 신원 확인
70년만에 부르게 된 '아버지'…경북서 6·25 전사자 귀환행사
가족을 뒤로한 채 6·25 전쟁에 참전한 국군 용사들이 70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일 오후 경북 청도군청에서 고(故) 전원식 일병의 '호국 영웅 귀환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21일에는 경북 군위 산성면 주민복지회관에서 고 반철환 하사의 귀환행사가 열린다.

전원식 일병은 국군 제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해 1951년 2월 가평지역 전투에서 전사했다.

당시 8사단이 강원도 횡성 지역에서 전투 중이었고, 1·4후퇴 당시 중국군과 교전하며 가평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 일병의 유해는 2015년 주민 제보로 발굴됐으며, 이후 약 5년 만에 신원이 확인됐다.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한 이래 157번째다.

특히 고인의 딸인 전정숙(71)씨가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것이 신원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158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반철환 하사는 8사단 16연대 소속으로 1951년 8월 노전평 전투(1951년 8월 9일∼9월 18일) 중 전사했다.

2016년 유해 발굴 당시 허벅지 뼈 일부와 탄피, 수통 등을 포함한 유품 5점이 수습됐다.

고인은 국유단이 지난해부터 시행한 과거 발굴 유해자료를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름을 되찾을 수 있었다.

반 하사도 딸의 유전자 시료 채취가 계기가 됐다.

딸 반경아(70)씨는 "아버지 없이 지낸 세월이 너무 힘들었지만, 이제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계셨음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이 제일 기쁘다"며 "아버지를 찾아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70년만에 부르게 된 '아버지'…경북서 6·25 전사자 귀환행사
새해 들어 처음 실시되는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방역수칙 준수 하에 거행된다.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에 관해 설명하고, 신원확인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이 유가족에게 전달된다.

한편, 국유단에 따르면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한 유가족 유전자 시료 참여는 미수습 전사자를 기준으로 친·외가 8촌까지 가능하다.

거주지 인근 보건소(지소), 보훈병원(요양원), 군 병원 방문을 비롯해 전자상거래 '티몬' 홈페이지 내 '소셜기부'나 국유단 대표전화(1577-5625)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국유단 관계자는 "미수습 전사자 유해에 비해 시료채취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셨던 마지막 한 분까지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6·25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의 내실화를 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