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그런 짓 해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에게도 그렇게 하면 천벌"
안철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신년 기자회견에서 아동학대 관련 해법을 밝혔는데 솔직히 너무 큰 충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입양 후 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여야가 사망한 '정인이 사건' 재발방지대책으로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려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와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하는) 여러 방식으로 입양 자체를 위축시키지 않고, 활성화해나가며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아이를 입양한다는 것은 그 아이와 부모가 천륜의 연을 맺는 과정"이라며 "파양 절차는 이미 지금도 있고 파양은 법원의 소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만큼 파양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무슨 부모 자식 관계가 서로 성격 안 맞으면 끊고 성격 맞는 사람 찾아 맺는 관계인가"라고 반문했다.
다음은 안철수 대표 페이스북 전문.
오늘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입양한 부모가 변심할 수도 있고 부모와 아이와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입양 취소나 입양아 교체를 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 때문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아이들한테 그런 짓 하면 안 됩니다.
반려동물에게조차 그렇게 하면 천벌 받습니다.
하물며 아이를 입양한다는 것은, 그 아이와 부모가 천륜의 연을 맺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현행 법률에서도 파양은 법원 결정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돼 있습니다.
교환이요? 무슨 정신 나간 소립니까? 입양이 무슨 홈쇼핑입니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충격을 받은 아이가,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입양은 일차적으로 아이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입에 담기도 분노스럽지만, 파양이나 교체는 아이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입양 부모의 부정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될 게 뻔합니다. 그리고 그 자체로 아이에 대한 정서적 방치이자 학대입니다.
오늘의 대통령 발언으로 다수의 입양가정 아이들은 자신도 언제든지 파양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떨칠 수 없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아이를 아끼고 제대로 양육하고 있는 입양 부모들도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벗어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렇게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회적 학대와 부정적 인식의 확산을 주도하다니, 문 대통령, 인권변호사였던 것이 맞습니까?
문재인 대통령님, 입양아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입양 부모들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고, 대한민국의 인권을 봉건시대 수준으로 추락시킨 데 대해 지 `당장 사과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인이 사건 같은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랍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힘없고 나약한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국가가 인권의 최후 보루가 되지는 못할지언정 학대의 주체가 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통령의 사과와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을 거듭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