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전시회 ‘CES 2021’이 막을 내렸다.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올(all)디지털’ 전시회로 치러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적인 제품 외에 CES에서 주목할 포인트로 기조연설을 꼽을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메리 배라 GM 회장,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 코리 베리 베스트바이 CEO 등의 기조연설을 소개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CES에서 베스트바이 CEO가 강조한 '오프라인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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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 베리 베스트바이 CEO는 “코로나19로 온라인 판매가 늘어났지만 전체 매출의 40%는 오프라인에서 발생했다”며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기를 원하는 고객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비대면 사회=온라인 강화’라는 공식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베스트바이는 오프라인에 향수를 느끼는 고객을 겨냥해 유통 시스템을 개선했다”며 “고객이 매장에 못 오면 직원이 고객의 집을 찾아가는 방법으로 고객들과의 접점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 풀이와 비평

‘쇼루밍, 역(逆)쇼루밍, 모루밍’
코리 베리 베스트바이 CEO의 기조연설 내용을 보고 떠오른 단어들이다.

쇼루밍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본 뒤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걸 가리킨다. 오프라인 매장이 전시실(showroom) 역할만 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역쇼루밍은 쇼루밍과 반대다. 온라인에서 제품 정보를 찾아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방식이다. 사려는 물건을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모루밍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보고 모바일로 구매하는 걸 표현한다.

코로나19로 ‘온라인’과 ‘모바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쇼루밍과 모루밍엔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보는 단계’가 있다. 그런데 요새는 이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급증하는 추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케터들도 온라인과 모바일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쉽다. 하지만 베스트바이 CEO의 지적처럼,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기를 원하는 고객이 여전히 많다. 그 고객들 중엔 역쇼루밍을 위해 온라인에서 제품 정보를 찾아보는 단계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을 것 같다.

모든 기업이 앞다퉈 ‘디지털전환’을 외치는 때다. 시대 변화를 따라가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가치’를 간과해선 안 된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