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가상화폐다운 높은 변동성을 다시 드러내면서 ‘큰손’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비트코인 가격이 춤을 추면서 주류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인 4만2000달러를 넘긴 이후 며칠 만에 3만달러 선까지 추락했고, 다시 반등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동성은 비트코인이 4000달러 밑으로 밀렸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변동성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해외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의 관심이 늘긴 했지만 거품 논란은 여전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투자노트에서 비트코인이 ‘모든 거품의 어머니’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UBS 자산관리 전문가들도 “가상화폐가 투기꾼들에겐 매력적이지만 안전자산을 대체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며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기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투자자들의 또 다른 고민은 비트코인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다. 가상화폐는 주식과 달리 고평가·저평가 상태를 가늠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증시의 계산 방식(유통 중인 코인 수×시장가격)을 따른다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 이상이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부문 수석연구원은 비트코인에 몰린 6000억달러 이상의 투자금 중 기관투자가의 비중은 아직 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이 안정되려면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커리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은 장기적으로 균형을 찾을 수 있다”면서도 “변동성과 불확실성 때문에 그 시기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이 금(金)과 비슷한 지위를 인정받는다면 가격이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던 JP모간도 “변동성이 지금보다 훨씬 낮아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