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름은 오는 18일 대구에서 시작하는 국가대표 강화 훈련에서 여자 중장거리·도로팀이 아닌 남자 중장거리팀에 속해 훈련한다.
나아름은 임재연(30), 박상훈(28), 신동인(27), 민경호(25), 황범연(28), 박영균(20) 등 남자 중장거리 선수들과 함께 '특별 훈련'에 돌입한다.
한국 사이클의 '전설' 조호성(47)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조 감독은 올해 대표팀의 남자 중장거리 트랙 지도자로 새로 합류했다.
더불어 나아름의 올림픽 메달 도전을 돕는 '특급 조력자' 역할을 맡았다.
나아름은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도로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다.
트랙 단거리의 이혜진(29·부산지방공단스포원)과 함께 한국 사이클 역대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조 감독은 한국 사이클에서 올림픽 메달에 가장 근접한 선수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0㎞ 포인트레이스에서 조 감독이 차지한 4위는 한국 사이클 역대 최고 올림픽 성적으로 남아 있다.
조 감독은 1999년 세계선수권 한국 최초 동메달, 2000년 국제사이클연맹(UCI) 포인트레이스 랭킹 1위, 아시안게임 금메달 5개 등 업적을 남긴 사이클 영웅이다.
나아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사이클 첫 4관왕에 오르고, 유럽 프로 무대에서 진출한 개척자다.
나아름에게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도로 13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도로 30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조 감독과 나아름이 의기투합한 것 자체도 역사적인 일이다.
지도자 8년 차인 조 감독은 14일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여자 선수는 처음 지도해본다"며 "대화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지금까지 제가 본 나아름은 자기 관리를 굉장히 잘하고 지기 싫어하는 선수다.
부족함을 느끼면 만족할 때까지 노력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런던·리우 올림픽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경험도 쌓았다"며 "기대가 크다"고 의욕을 보였다.
나아름은 남자 중장거리 선수들과 같은 강도로 동반 훈련을 한 뒤, 조 감독과 도쿄올림픽에 대비한 일대일 맞춤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사실 나아름이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나아름은 이혜진과 함께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유럽으로 전지 훈련을 떠날 예정이었다.
유럽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에 참가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무산됐다.
조 감독은 "국내에서 여자 선수들끼리 훈련하면 유럽 대회에 나갔을 때의 힘과 속도를 내기 어렵다"며 "남자 선수들과 같이 훈련함으로써 최대한 전지 훈련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일(43) 감독이 지도하는 여자 중장거리·도로 선수들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체력 훈련부터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