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스테판 토마스는 10년 전 암호화폐 관련 영상을 제작해준 대가로 7,002비트코인을 받았다.
당시 1비트코인의 가격은 2∼6달러(약 2,000∼6,500원)로, 그가 수령한 금액은 한화 약 1,530만∼4,600만원 수준이었다. 토마스는 이를 전자지갑에 넣어두고선 그대로 잊어버렸다.
그러다 최근 수년간 암호화폐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1비트코인은 3만4천달러(약 3,727만원)까지 치솟았다. 그의 전자지갑에 든 비트코인의 가치가 약 2억3천806만8천달러(약 2천608억원)로 훌쩍 뛴 것이다.
하지만 전자지갑을 오랫동안 확인하지 않았던 탓에 토마스는 비밀번호를 까먹어버렸다. 과거 자주 사용하던 비밀번호를 조합해 여덟 번을 시도해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비밀번호 입력 오류가 10회에 이르면 전자지갑에 내장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완전히 암호화해 비트코인을 영영 찾을 수 없게 된다.
토마스는 "요즘 누워서 비밀번호가 뭐였는지만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비밀번호 조합을 생각해내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시도해봤지만 지갑은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인해 암호화폐를 더욱 싫어하게 됐다고 전한 그는 "은행이 있는 이유는 우리가 이런 일들을 하기 싫어하기 때문이지 않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사이버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업체 `스탠퍼드 인터넷 옵저버토리` 소속의 한 인터넷 보안 전문가는 트위터를 통해 "6개월 이내에 비밀번호를 찾아줄 테니 보유한 비트코인의 10%를 달라"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1,850만비트코인 중 20%는 주인이 전자지갑을 여는 데에 실패해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