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서비스업·임시직 중심으로 줄어…실업자는 111만명 육박
12월 취업자 63만명↓, 1999년 2월 이후 최대폭…홍남기 "1~2월에도 지속"
코로나 한파에 작년 취업자 22만명↓…외환위기후 최대폭 감소(종합2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난해 고용시장 충격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만의 취업자 수 감소이며 감소 폭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코로나19 3차 확산이 정점을 이루던 12월 상황이 매우 나빴다.

고용지표는 경제를 후행하는 경향이 강해 1~2월 역시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 22년 만에 최대 감소…대면서비스업·임시직 타격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천690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천명 감소했다.

1998년(-127만6천명) 이래 2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코로나 한파에 작년 취업자 22만명↓…외환위기후 최대폭 감소(종합2보)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8만7천명) 이후 11년 만이다.

취업자 수 감소는 1998년과 2009년 이외 오일쇼크가 덮친 1984년(-7만6천명), 카드 대란이 벌어진 2003년(-1만명) 등 모두 4차례 있었다.

지난해 취업자는 60세 이상(37만5천명)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경제 허리'에 해당하는 30대(-16만5천명)와 40대(-15만8천명)에서 감소 폭이 컸고, 20대(-14만6천명)와 50대(-8만8천명)도 타격을 입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16만명), 숙박·음식점업(-15만9천명), 교육서비스업(-8만6천명) 등 대면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3만명), 운수·창고업(5만1천명), 농림어업(5만명)은 증가했다.

임금근로자(-10만8천명)와 비임금근로자(-11만명) 모두 줄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30만5천명)는 늘었으나 임시근로자(-31만3천명), 일용근로자(-10만1천명) 감소가 컸다.

코로나19 충격이 고용 취약계층에 집중된 모습이다.

비임금근로자 중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9만명)는 늘었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6만5천명)는 줄었다.

일시휴직자는 83만7천명으로 43만명 늘었는데,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후 최대 증가다.

코로나 한파에 작년 취업자 22만명↓…외환위기후 최대폭 감소(종합2보)
◇ 실업자 111만명 육박, 실업률 4.0%로 19년 만에 최고치
실업률과 고용률, 비경제활동인구 등 취업자 외 각종 지표도 나빠졌다.

작년 실업자는 전년보다 4만5천명 늘어난 110만8천명이었다.

통계 기준을 바꾼 이래 연도별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로는 가장 많다.

실업률은 4.0%로 0.2%포인트 올랐다.

2001년(4.0%) 이후 최고치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0%로 2018년(9.5%) 이후 2년 만에 다시 9%대로 올라섰다.

고용률은 0.8%포인트 하락한 60.1%로 2013년(59.8%) 이후 가장 낮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9%로 0.9%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65.9%) 이후 최저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77만3천명으로 45만5천명 증가했다.

증가 폭이 2009년(49만5천명) 이후 가장 컸다.

쉬었음(28만2천명)과 가사(15만4천명) 등에서 늘었고 재학·수강 등(-9만2천명)에서 감소했다.

취업준비자는 79만1천명으로 4만3천명 증가했다.

코로나 한파에 작년 취업자 22만명↓…외환위기후 최대폭 감소(종합2보)
◇ 코로나 재확산에 12월 취업자 62만8천명↓…10개월 연속 감소
지난해 내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전년 대비 취업자 수 감소 폭도 등락을 거듭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시작된 3월 취업자가 19만5천명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4월(-47만6천명), 5월(-39만2천명), 6월(-35만2천명), 7월(-27만7천명), 8월(-27만4천명), 9월(-39만2천명), 10월(-42만1천명), 11월(-27만3천명)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간 12월에는 취업자가 62만8천명 줄어 1999년 2월(-65만8천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연속으로 취업자가 줄어든 것인데, 이는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특히 12월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나빴다.

기존 저점인 4월(-47만6천명)과 비교해 감소 폭이 클 뿐 아니라 직전 월인 11월(-27만3천명)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배 이상 커졌다.

코로나19 3차 확산 영향으로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등 대면 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종사상지위별로 보면 임시·일용직 근로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의 취업자 수 감소 폭이 확대됐다.

'쉬었음' 인구도 253만6천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2019년 겨울 고용 상황이 좋았던 점이 기저효과로 작용하기도 했다.

비교 시점인 2019년 12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51만6천명으로 2019년 연평균인 30만1천명을 크게 웃돌다 보니 지난해 고용 상황이 더 나쁘게 보인 부분도 있었다.

이런 상황 등을 두루 감안할 때 올해 1~2월 고용 상황 역시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용 지표가 경제 상황을 후행으로 반영하는 특성이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올해 1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56만8천명, 2월이 49만2천명으로 다시 한번 기저효과가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겸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에서 "고용시장의 체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황에서 지난해 연초 기저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1~2월까지 힘든 고용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1분기 중 청년과 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