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작가는 작년 7월 세계적인 이들 석학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인류미래를 전망한 '오늘의 세계'를 출간한 데 이어 이들과의 인터뷰 과정과 석학 뒷모습 등을 담은 에세이집 '나의 질문'을 최근 국내에서 펴냈다.
인터뷰를 위해 보냈던 수십 통의 연애편지와 같은 섭외 메일을 비롯해 열정을 보였음에도 '거절은 기본값'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과정 등을 담았다.
안 작가는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뷰에서 "이틀에 하루꼴로 잠을 청하던 불면의 시간을 지나 비용을 맞추기 위해 비행기에서 불편한 몸으로 지샜던 무수한 밤을 거쳐 석학들과의 인터뷰는 삶과 삶의 만남이라는 통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안 작가는 "인터뷰는 상대방과 단둘이 앉아 눈 맞춤을 이어가는 몰입의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대단한 사람을 만난다고 쓸모있는 인터뷰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자명한 진실을 알기에 그는 인터뷰의 몰입을 방해하는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작가는 우리 인류의 미래를 주제로 석학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그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질문의 힘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는지를 전해준다.
책에는 그의 개인사도 들어있다.
결혼과 함께 맞닥트리게 된 이민자로서의 생활, 자신을 설명할 언어가 없어 주눅이 들었던 시간, 마이너리티로서 정체성을 자각하며 오히려 세심하게 여러 사정에 놓인 이들을 살피게 되는 과정, 수면을 덜어내고 종사해 돈으로 거슬러 받은 일, 온종일 부엌과 아이를 맴도는 일로 인정받지 못하는 시간의 갈등 등이다.
그는 "제가 '교포'라는 부류에 속하게 됨을 알았을 때 저는 또 한 번 이주를 경험했다.
결혼하면서 새 동네, 새집에 살게 된 것뿐이었는데 등 뒤에서 먼저 와 살던 이민자들이 '신부를 한국에서 데려왔데'라고 수군거렸다"며 "저는 수동태로 존재하는 사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나의 질문'에는 작가의 최근 관심사인 '기업과 집단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도 언급돼 있다.
영국 슈마허 대학의 교육 철학과 실천, 브라질 기업 메르쿠르 이야기도 실려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