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작년 외국인직접투자 11%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신고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1% 줄었다. 전년도(-13.3%)에 이어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이 같은 감소폭은 다른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FDI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FDI는 신고 기준으로 20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76억6000만달러에 그쳤지만 하반기 130억9000만달러로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하반기 선방으로 FDI는 2015년 이후 6년 연속 200억달러를 상회했다. 도착 기준으로는 17.0% 줄어든 110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상반기 FDI가 크게 감소했지만 여러 정부의 전략적 유치노력을 통해 하반기 감소폭을 크게 완화했다"고 자평했다. 신고기준 상반기는 전년 대비 22.4% 감소했지만, 하반기에는 2.8% 감소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FDI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산업부는 "2020년 글로벌 FDI는 전년 대비 30~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했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신산업 분야 투자 증가가 한국의 FDI 선전을 견인했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 친환경차,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산업 FDI 규모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년(77억달러)대비 9.3% 늘어난 8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차전지·의약 등 제조업과 전자상거래·연구개발 등 서비스업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한국 실적이 양호한 건 2019년 FDI가 워낙 나빴던 기저효과 덕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19년 FDI는 신고 기준으로 전년(269억달러)에 비해 13.3% 줄었다. 당시 대외 불확실성과 기저효과, 국내 규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