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아쉬워 安에 저자세?" 목소리
국민의힘 내부에서 '서울시장 후보 양성론'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만 바라보는 게 재·보선뿐 아니라, 궁극적 목표인 정권 교체마저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국민의힘은 물밑에서 안 대표의 입당을 설득하되, 단일화가 불발되더라도 제1야당의 '기호 2번' 후보가 승리할 토대를 만들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취재진에게 "(국민의당과의) 정당 통합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나는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힌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라 안 대표로 단일화되는 경우 오히려 야당 분열의 형태가 고착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안 대표를 당내 경선으로 끌어들이려고 예비경선 면제를 검토하고, 재·보선 후 '통합 전당대회'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지나친 저자세를 보여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양자 구도에 낮은 투표율, 조직 싸움이 판세를 좌우하는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가진 기호 2번과 국민의당의 기호 4번이 갖는 유·불리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 안 대표와 '3자 구도'를 형성할 경우에 대해 이날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면에는 자강 노력을 소홀히 했다가 막판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재·보선은 물론 대선까지 패배하며 자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읽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거대 여당에 맞서려면 제1야당이 구심점이 돼야 한다"며 "원내 102석에 수백만 당원을 가진 저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상승세를 탄 당 지지율이 이런 기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33.5%의 지지율로 민주당(29.3%)과의 격차를 지난주보다 더 벌렸다.

이대로면 '오차 범위 밖 1위'를 굳히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특히 재·보선이 치러지는 '험지' 서울의 지지율이 32.7%로 민주당(29.0%)보다 높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38.8%로 민주당(21.3%)을 여유 있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당직자는 "3월 중순 단일화 담판이 벌어지면 우리 당 후보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