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품귀현상' 마스크는 반영 안 돼
지난해 보건의료 물가가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통계청의 '2020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 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2011년(1.8%)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 같은 보건의료 물가 상승에는 줄줄이 인상된 약값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정장제(장의 기능을 바로잡는 약)는 전년 대비 14.6%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진통제 8.5%, 치과구강용 약 7.6%, 소화제 7.3%, 한방약 4.5%, 진해거담제(기침을 진정시키고 가래를 제거하는 약) 4.1%, 위장약 4.0%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체온계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의료측정기 물가는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의료측정기 물가 증감률을 월별로 보면, 2016년 9월(0.4%)부터 지난해 1월(0.8%)까지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에서 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2월 1.6%로 오른 뒤 점차 상승해 7월에는 6.5%로 치솟았다.

지난해 12월에는 3.8% 증가율을 보였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보건의료 물가 상승은 재작년부터 2년에 걸쳐 전반적으로 약값이 많이 뛴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가정에서 많이 쓰는 체온계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속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던 마스크 가격은 지난해 보건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스크 수급동향' 자료에 따르면, 마스크 가격(KF94 기준)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올해 초 수급이 불안정한 탓에 온라인에서 1매당 평균 4천525원(3월 넷째주)까지 치솟았다.

마트나 약국 등 오프라인에서는 평균 2천701원(2월 넷째주)까지 뛰었다.

이후 공적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후 상승세가 꺾이면서 이달 첫째 주 기준 온라인에서는 평균 687원, 오프라인에서는 1천368원에 판매되는 등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다.

통계청은 미세먼지 확산과 코로나19 사태로 가계 지출에서 비중이 늘어난 마스크를 소비자물가 지표에 새로 포함하기 위해 예비조사 품목으로 정하고, 지난해 1월부터 가격조사를 시작했다.

마스크가 2020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과정에서 신규 품목으로 최종 선정되면, 올 연말 가중치 등을 반영해 물가가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