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땐 이틀 만에 끝낸 사업총화 보고·토론 이번엔 나흘 일정로 늘려

노동당 8차 대회를 진행 중인 북한이 김정은 당 위원장의 9시간에 걸친 보고와 토론 진행 소식을 알리며 '일하는 대회'의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1월 5일부터 7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결산)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9시간에 걸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도 전날 3일차 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연단에 서서 발언하는 모습을 육성 없이 편집 화면으로 방영했다.

김 위원장이 하루 최소 3시간씩 당 대표자들 앞에 선 채로 마라톤 연설을 이어왔음을 시사한 셈이다.

사업총화 보고일을 사흘로 늘인데 이어 토론에도 하루를 별도로 할애했다.

통신은 별도 기사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4일 회의가 1월 8일에 진행됐다"며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에 대한 토론들이 진행됐고 리일환·김덕훈·박정천·리병철·리선권·조용원·문경덕·박철민 동지가 토론했다"고 전했다.

앞서 2016년 열린 7차 회의는 36년 만에 열린 행사임에도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는 이틀 만에 끝났고, 토론도 보고를 마친 2일차 당일에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8차 당대회에서는 사업총화 보고가 사흘에 걸쳐 이어진 데 이어 토론은 4일차에 따로 이뤄진 것이다.

리일환 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박정천 군 총참모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리선권 외무상,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문경덕 평안북도당위원장, 박철민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서 정치·경제·군사·외교·지방·사상 분야 문제점을 두루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토론들에서는 당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미달한 문제, 당 사업에서 친현실적이고 친인민적인 방법을 적극 구현하지 못한 문제를 비롯해 자기 부문의 결함들이 냉정하게 비판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북한이 사업총화 보고·토론 기간을 7차 때보다 늘린 것은 일하는 당과 지도자의 모습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에서는 8차 당대회의 특징을 "일하는 대회, 투쟁하는 대회, 전진하는 대회"라고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이런 기조 속에서 당대회 총 일정이 얼마나 길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첫 번째 의정인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내용만 공개했다.

여전히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와 당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일정이 남아 있다.

북한이 이날 남은 일정을 하루 만에 소화할 수도 있지만, 일하는 지도자와 당의 모습을 부각하기 위해 나머지 일정에도 공을 들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1970년 5차 당대회 당시 12일간 대회를 이어간 전례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