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국방안전연구원 보고서 인용보도…"반정부 정서 유도"
홍콩 매체 "중국, 가짜뉴스 유포해 대만사회 교란 꾀해"
중국 정부가 대만 사회 교란을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댓글부대를 동원해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펼치고 있다고 대만정부 싱크탱크가 분석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국방안전연구원(INDSR)은 지난달 말 발간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차이잉원(蔡英文) 행정부에 대한 대만인들의 반감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INDSR는 현재 대만 내 반중 정서로 중국의 인지전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않지만,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차이 총통의 재선 압승 등으로 현재는 대만에서 이러한 중국의 전략이 먹히지 않지만, 중국의 계속되는 공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본토는 물론이고 대만과 해외 매체, 소셜미디어를 동원해 대만 대중의 반정부 정서를 고취하기 위해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공산당이 개시한 인지전은 2020년에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면서 "중국은 (대만에 대해)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위정보를 유포했다"고 전했다.

INDSR의 쑤쯔윈(蘇紫雲) 연구원은 SCMP에 "중국이 대만에 대한 위협을 고조하고 홍콩에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것은 대만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을 어느 때보다 높이는 부작용만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가 포괄적인 팩트체크 시스템을 구축해 허위정보 유포로 인한 위험을 방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관계학 전문가인 알렉산더 황 대만 담강대학 교수는 "인지전은 '회색지대 분쟁'의 한 분야로 인간 뇌를 기만하고 적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상황을 볼 때 중국이 근미래에는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만을 공격하는 것보다 대만을 사는 게 더 싸게 먹히고, 대만을 사는 것보다는 대만을 위협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는 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해 11월 가짜 뉴스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집권당인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잘못된 소식으로 인한 대만에 대한 일상적 위협과 사회분열, 심지어 인간관계 및 가족 관계까지 갈라놓았다"며 "이 점에 대해 항상 경계하고 반드시 정확한 해명으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적 성과를 수호하자"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