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신한금융투자 상단 3,000선…"단기조정" 전망도
코스피 3,000시대 개막…어디까지 갈까?
6일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올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00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코스피가 더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4일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2,700∼3,300으로 제시했다.

두 달 전의 예상치 2,100~2,850에서 크게 올라간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며 "시장은 2020년 180조원대 안착에 이어 2022년엔 역사상 최고치이자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정점이었던 2018년(197.4조)을 넘어선 218조원 달성 (전망을) 빠르게 선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글로벌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장기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 기류 강화,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 선순환 구도 정착 등도 전망치 수정의 주된 이유였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말 기존 2,260∼2,830에서 2,620∼3,100으로 전망치를 높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각종 지표를 보면 증시는 버블 국면에 진입한 게 맞다"라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부양책과 백신을 감안하면 상승 랠리는 좀 더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경제 정책, 기업 실적 개선, 외국인 수급 유입 등을 고려하면 지수 레벨도 지금보다 위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도 국가 위험 감소, 주주 환원 확대, 정보기술(IT)·헬스케어 등 신성장산업으로의 구조적 변화 등으로 코스피의 평가 가치(밸류에이션)가 올라갔다며 기존 2,400∼3,200에서 2,500∼3,300으로 상향 제시했다.

이외 다른 증권사들도 코스피가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중국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원화 절상 기조, 수출 개선세, 기업이익 증가세를 고려할 때 코스피가 3,200선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자산 가격 버블 조짐들이 보이고 있지만 유례없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단기간에 버블이 꺼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 모두가 자산 가격 랠리에 동참하는 국면"이라며 "적어도 1분기만 놓고 보면 큰 조정의 빌미가 마련될 것 같지는 않고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3,000시대 개막…어디까지 갈까?
한편으로는 단기간 '과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핏지수'(국내총생산 대비 전체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비율)가 추세에서 표준편차를 벗어난 국면"이라며 "이런 국면은 2000년대 이후 정보기술(IT) 버블, 2008년 금융위기 등 두 번에 불과할 정도로 쉽게 오는 국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올라오는 속도에 비해서 지나치게 빠르게 올라갔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과열권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황승택 센터장도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감은 있어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수 하단으로 2,700을 제시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에이션 수준이 높아졌고 실물경기와의 괴리도 많이 벌어진 상태로 우리가 알던 기준으로는 이미 과열 국면에 들어왔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실물경기가 뚜렷하게 좋아지는 조짐이 나타나면 조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경기회복세가 아직은 모호한 국면이다 보니 통화정책이나 재정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