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부품·와인 표적…"EU관세 불공정" 대상 재조정
대서양무역갈등 지속…팬데믹발 경기침체 우려 키울 듯
트럼프, 퇴임직전 EU에 관세폭탄…바이든 관계개선 노력에 찬물(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30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산 항공기 부품과 와인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대상 품목에는 프랑스산 코냑과 독일산 포도 증류주도 포함된다.

USTR은 이번 관세 조치는 앞서 EU측이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적용한 기준의 불공정성을 들어 EU측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맞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EU가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사용한 데이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역량이 급격히 감소했을 시점의 자료였으며, 이로 인해 과도하게 많은 제품에 관세가 부과됐다는 것이다.

USTR은 이에 따라 미국도 같은 기준에 따라 유럽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매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가 시행되는 시점과 액수 등 세부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 미국을 대표하는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보조금을 둘러싼 문제로 지난 16년간 갈등을 겪어왔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취임 이후 더 심해졌다.

작년 10월 세계무역기구(WTO)가 에어버스에 EU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점을 인정하고 미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결정하자, 미국은 와인, 위스키 등 75억달러(8조1천300억원) 상당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EU는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등 미국산 제품에 40억달러(4조3천360억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또 부과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이날 관세 부과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기 직전에,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참모들이 EU를 비롯한 다른 동맹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바란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뜩이나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키고 EU와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도 키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연합뉴스